글로벌 중앙은행 긴축 가속화…국내 금융시장 요동친다

글로벌 중앙은행 긴축 가속화…국내 금융시장 요동친다

기사승인 2022-02-11 16:28:22
쿠키뉴스DB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보다 커지고 있다. 미국발 긴축 가속화는 글로벌 주식시장과 국내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줄 수 있기에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11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이승헌 부총재는 이날 상황점검회의에서 “관련 부서는 비상계획을 점검하고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필요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총재는 이어 “시장 상황에 따라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월별 발행물량 조절 등 시장 안정화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전날 10일 미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7.5% 올라, 1982년 2월 이후 약 40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오는 7월까지 금리를 1%p 인상해야 한다며 매파적(긴축 선호) 입장을 나타냈다.

이 같은 시그널은 증시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6.47p(1.47%) 하락한 35241.59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3.10p(1.81%) 하락한 4504.08에, 나스닥 지수는 304.73p(2.10%) 떨어진 14185.6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뉴욕증시에 제동을 건 것은 오전 발표된 1월 소비자물자지수(CPI)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7.5%, 전월보다 0.6% 각각 올라 전문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1982년 2월 이후 꼭 40년 만의 최대폭 물가 상승에 연준이 예상보다 긴축의 고삐를 더 강하게 죌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에 하나금융투자 김누리 연구원은 “전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7.5%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따라서 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3월 금리인상을 시사한 이후 BOE(영란은행)의 금리인상, ECB(유럽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크레딧 시장 선호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책연구원인 KDI(한국개발연구원)도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와 원자재값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KDI는 최근 발표한 ‘2022년 2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대외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는 모습”이라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 기대가 확산하며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기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공급망 차질도 거시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발 공급망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무역수지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4억5000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1월에는 사상 최대치인 48억9000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냈다. 두 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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