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전월세 가격은 계속 오름세입니다. 임대차법 이후 전세물량이 일단 줄었고 아파트 수요자들이 수도권 공급 부족과 대출규제 등으로 전세수요가 늘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커지고 있어요. 임대차법으로 인해 기존 세입자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동시에 전세시장이 불안하다고도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2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공인중개사 10명 중 6명은 올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이 3% 이상 하락할 것이란 목소리가 24%로 가장 높았고 1~3% 떨어질 것이란 응답이 21%로 뒤를 이었다.
중개사들은 집값이 하락할 거라 생각한 원인으로 ‘거래절벽’을 꼽았다.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은 상황에서 정부의 대출규제 등이 가해지자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포구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원체 높아진 상황에서 대출규제가 가해지니까 거래가 없어진 것"이라며 "호가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없으니 시세가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전월세 시장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전세가격의 경우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 정보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2021년까지 2년 동안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34.48% 올랐다. 직전 2년인 2018~2019년 상승률은 2.03%였다. 업계는 2020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를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후 시장에 전세 매물이 귀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서울‧수도권 전월세 가격이 많이 올라있는 상황”이라며 “임대차법 이후 전세 물량이 일단 줄었고 아파트 수요자들이 수도권 공급 부족과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전세수요로 돌아서고 있다”고 그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커지고 있다”면서 “임대차법으로 인해 기존 세입자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동시에 전세시장이 불안하다고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진행 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계약건은 총 7만1079건이다. 월세 거래량은 2011년 2만8000건에서 2015년 5만4000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16년부터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2018년에는 4만8000건대로 줄었다. 그러나 2019년 다시 5만건대로 올라선 뒤 2020년 6만건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7만여건을 돌파한 것.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세 의무 계약기간이 최대 4년으로 늘면서 수요에 비해 매물이 많이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올해 7월이 되면 계약갱신청구권을 더 이상 쓸 수 없는 전세 매물이 시장에 풀리게 되는데, 이 경우 임대인들이 그동안 못 높인 가격을 높이거나 월세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