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거래 떨어지고, 경쟁 치열해지고…중개업계 ‘고심’

집값‧거래 떨어지고, 경쟁 치열해지고…중개업계 ‘고심’

서울 25개 자치구 중 22개 집값 하락
서울 부동산 거래량 급감…1월 거래량 83%↓
프롭테크 기업들도 중개 경쟁 합류
전문가 "중개사 수익 대부분이 복비…부대서비스 필요"

기사승인 2022-02-23 07:00:20
사진=안세진 기자

부동산 중개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집값이 하락하고 거래가 줄면서 일감 확보가 되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개사들은 매년 늘고 있어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외부적으로는 프롭테크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지난주(-0.01%)보다 내림 폭이 확대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2개 자치구가 하락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10명 중 6명은 올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이 3% 이상 하락할 것이란 목소리가 24%로 가장 높았고 1~3% 떨어질 것이란 응답이 21%로 뒤를 이었다.

실제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95건에 그쳤다. 성동구와 용산구 등 4개 구에서는 단 1건만 거래됐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949건으로, 지난해 1월(5778건)과 비교하면 83%가량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4687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월 2702건으로 내려앉았다. 이후에는 1000건대로 떨어졌다.

반대로 중개사는 늘고 있다. 지난해 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는 1983년 중개사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개업 공인중개사는 8년 만에 제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업은 1만6806건, 폐업은 1만1107건, 휴업은 862건으로 집계됐다. 신규 개업은 지난 2013년(1만5816건) 이후 최소치다.

사진=쿠키뉴스DB

업계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반값 복비’ 영향으로 거래도 없는데 수수료까지 낮아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부의 중개 수수료 개편안은 10억원 주택을 매매할 경우 중개 수수료 상한이 기존 9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같은 금액의 임대차 거래는 8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사 입장에서는 거래가격보다 거래량이 중요하다. 요즘과 같이 거래절벽 상황에서는 중개사 간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까지 집값이 한창 오를 때는 중개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더니 반대로 지금은 높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중개 경쟁에 새로 뛰어든 프롭테크 기업들도 이들 입장에선 눈엣가시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IT)’을 합친 온라인 서비스를 가리킨다.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사용이 친숙한 젊은 세대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사업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직방이 있다. 2012년 원룸·투룸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출시하며 사업을 시작한 직방은 현재 빌라, 아파트, 상가·점포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알스퀘어, 밸류맵 등 상업·업무용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생겼다. 이밖에 인테리어·리모델링, 청소·방역·소독 등 건물 관리, 건설·설계 분야 등에서의 기업들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중개사들은 당장의 먹거리에 대해 고민이 많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사들의 수익구조는 복비가 거의 전부라고 보면 된다.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안된다”라며 “외국의 경우 중개서비스가 우리나라보다 더욱 뛰어나다. 단순 중개뿐만이 아니라 부대서비스로 법률, 세금, 인테리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알선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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