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그분’으로 언급된 조재연 대법관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김만배 씨를 비롯한 대장동 관련자들과의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조 대법관은 23일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와는 공적‧사적으로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다”라며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그 누구와도 일면식도, 통화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이른바 ‘대장동 그분’으로 조 대법관을 지목했다. 특히 조 대법관의 딸이 2019년 10월 천화동인1호가 62억원에 매입한 성남시의 고급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다거나 수원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하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특히 지난 21일에 열린 TV토론에서 조 대법관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들의 가족, 친인척들도 대장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난 30년 가까이 현재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살고 있다”며 “딸들 역시 함께 거주하고 있다가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한 뒤 분가했고 이후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다른 딸 하나는 지난해 결혼해서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은 현재 나와 함께 산다. 나와 가족, 친인척 중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연히 내가 모르는 사실이 있을 수 있어서 세 명에게 판교 타운하우스에 대해 알거나 얘기를 들었는지 혹은 그 근처에 가본 일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리고 그 의혹이 아빠를 향해 제기되고 있다고 물어봤다”라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사실 무근이라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조 대법관은 딸들의 거주와 관련한 서류를 제출하거나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주민등록등본을 포함한 필요한 자료를 대법원이나 검찰 등 기관에서 요청하면 즉시 응하겠다. 피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관은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린다“라고 했다.
아울러 검찰의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조 대법관은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고발을 받은 지가 벌써 반년이 지났다. 다른 사건은 몰라도,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다른 일은 몰라도 나와 관련된 일은 검찰이 필요하다면 즉시 나를 불러 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관련) 논란을 종식하는 데 검찰도 일정한 부분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