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떡볶이 끓는 소리, 싹둑싹둑 떡 자르는 소리. 구수한 음식 냄새가 가득한 안양중앙시장 안. 그런데 오늘은 시장 앞에 낯선 노란색 트럭이 등장했다. "대통령 후보가 온다고?" "누구? 심상정이 여기를 와?" 10분 뒤 심상정 후보가 도착할 예정이라는 정의당 당원의 말에 상인들은 어리둥절하다.
심 후보를 보기 위해 장사를 접어두고 헐레벌떡 뛰쳐나온 사람도 있다. 23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안양중앙시장을 찾아 이곳 상인들과 눈을 맞췄다.
이날 심 후보의 선거 유세는 다른 후보들과 조금 달랐다. 발언을 위한 커다란 트럭도, 화려한 무대도, 엄청난 인파도 없었다. 노란색 목도리를 매고 정육점 사장이 내어준 의자 위에 올라간 심 후보는 안양시민에게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선진국 중 불평등으로 일등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재정 상당수를 어려운 서민 위해 쓰겠다"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부유층은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므로 고통 분담을 더 요구해 불평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여야 간 공격성 네거티브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두 양당이 진영을 나눠 서로 삿대질 정치만 한다"며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우리는 이 진흙탕 정치를 5년 내내 보아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180석, 국민의 힘만 100석이다. 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그들이 국민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라며 "서로 싸우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서민의 살림살이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심 후보는 "아무리 털어도 먼지 한 톨 안나오는 사람은 심상정이 유일"하다며 그의 도덕성을 강조했다. 또 "안양시장 사장님들과 시민 여러분이 기회를 주시라"면서 허리 굽혀 인사했다.
심 후보는 발언을 끝낸 뒤 시장 상인들과 악수를 나눴다. 일부 안양 시민은 "저도 사진 찍어주세요 후보님"이라며 그와 촬영하기 위해 기다리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심 후보처럼 서민의 삶을 걱정하는 정치인은 없다"며 연신 그를 향해 엄지를 들어올렸다.
안양중앙시장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는 A씨는 "어려운 시국인 만큼 심 후보가 모든 국민을 위한 정치에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님을 위해 나물을 담던 B씨는 "심 후보가 서민 대신 복지를 위한 목소리를 내주니 고맙다"며 "우리같은 소상공인까지 모두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주혜 인턴기자 bethy102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