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1일 사내 공지에 ‘김정주 사장님을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김 이사를 추모했다. 이 대표는 “이 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은 그분(김정주)의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여정에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넥슨 가족 여러분들 모두가 김정주 사장님을 기억하고 추모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웬 마호니 넥슨재팬 대표는 일본 IR 공시를 통해 “우리의 친구이자 멘토인 제이 킴(김정주)을 잃은 비극을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며 “(김정주는) 세계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던 사람”이라고 그를 회상했다. 이어 “설립자이자 선견지명이 있는 리더인 김정주 이사는 그의 주변 사람들이 회의론자들을 무시하도록 격려했다”며 “그는 넥슨 가족과 많은 친구들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의 오랜 동료들도 김 창업자의 비보에 애통함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고인은 게임 산업의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며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는 추모글을 남겼다. 김 대표와 김 창업자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동문이다. 김 대표가 김 창업주보다 한 학번 선배다.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업계의 슬픔이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를 표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는 '바람의 나라'에서 시작한다”며 “김정주 창업자는 게임산업의 역사를 열었던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김 창업자는 한국 게임의 글로벌 시장의 가치를 먼저 알고, 중국 직접 서비스에 도전해 성공한 인물이다”면서 “한국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하셨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벤처기업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김정주 창업주의 별세를 애도했다. 협회 측은 "고인은 1990년대 초반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기업인 넥슨을 창업해 국내 1위 기업이자 세계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적인 게임강국으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는 1968년 2월 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광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에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으며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 넥슨은 지난 1996년 세계 최초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이며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1999년에 게임 개발사 엠플레이를 설립하고 2001년에는 넥슨 모바일사업팀을 분사해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인 모바일핸즈를 세우며 대표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출시 이후 △ 크레이지 아케이드(2001) △ 메이플스토리(2003)△ 카트라이더(2004) 등 한국 게임사에 남을 히트작을 무수히 배출했다.
고인은 2011년 12월 넥슨 일본법인을 도쿄거래소에 상장해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2월 넥슨 일본법인의 시가총액은 2조 8천400억 엔(약 30조 원)을 기록하며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게임사 중 닌텐도에 이어 2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