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내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입된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연장은 이번이 네 번째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 시행됐으며 이후 6개월 단위로 세 차례 연장됐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모두 6개월 연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구체적인 방안은 금융권과 협의해 3월 중에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주도로 자영업자의 경영 및 재무 상황에 대한 미시 분석이 이뤄진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을 3월에 종료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오미크론 확산과 여야 정치권의 요청 등으로 다시 연장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문제는 지속적인 대출 상환 연장은 부실채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군다나 현재 자산시장의 변동성에 우려도 큰 만큼 원리금 상환 유예가 장기화된다면 제반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올해 금융시장은 어느 때 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우선 미국 연준발(發)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압력이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는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해 당초 예상 보다 금리 인상을 빠르게 시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국내 중앙은행(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상승은 은행에게 단기 수익성에 긍정적이지만 한계 차주들에게는 그만큼 상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차주들의 상환 가능성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은행의 부실채권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의 위축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25건으로 전년(7454건) 대비 93% 급감했다. 우리나라 가계의 총자산 대비 실물자산 보유 비중은 64%로, 미국(29%)이나 일본(38%) 등 선진국 보다 높다. 이는 주택시장 하락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커지게 되면 주택시장 하락 시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예정대로 6개월 후 원리금 상환 유예가 종료된다면 주택시장 침체 심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제반 여건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잠재부실의 증가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은 보다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