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익 내고도 떠난 은행장들…KB·우리 ‘희비’

역대급 이익 내고도 떠난 은행장들…KB·우리 ‘희비’

기사승인 2022-03-04 06:09:02

설립 이래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고도 행장 자리에 물러난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전 KB국민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허인 전 KB국민은행장은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운신의 폭을 넓혔지만 권 우리은행장은 부회장 승진 없이 임기를 마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 이익 성장(전년 대비 74.3% 증가)을 냈다. 이에 권 행장의 연임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2년 임기로 마무리했다. 금융권은 권 행장의 임기 만료를 두고 ▲완전 민영화에 따른 조직 쇄신 ▲손태승 회장 등 금융지주 내부 시너지창출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지난해 11조5867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9조1200억원) 대비 27.0%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이 전년 (2조2982억원)보다 12.7% 증가한 2조590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냈다. 이어 하나은행 2조5704억원, 신한은행 2조4944억원, 우리은행 2조3755억원, 농협은행 1조555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역대급 순이익을 내고도 행장 자리를 물러난 사례도 있다.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전 KB국민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다. 허인 전 행장은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포스트 윤종규 체제’를 이끌 후보자 가운데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지난 2017년 KB국민은행 행장을 맡아 수년 간 리딩뱅크로서 자리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해 9월 열린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최종 후보군(숏 리스트)에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1+1 임기를 마무리하고 주주총회 이후 행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 이익 성장률(전년 대비 74.3% 순이익 증가)을 기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2+1인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우리은행 행장 가운데 정권교체 후 물러난 박해춘 전 행장을 제외하고 모두 3년 임기를 채웠다. 

업계에서는 권 행장의 연임 불발을 두고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 과정에서 새로운 사외이사들이 구성됐고, 이들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내정된 이원덕 행장(내정자)은 금융지주 설립할 때 부터 M&A(인수합병)이나 전략 수립에 있어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원덕 신임 행장은 손태승 회장과 마찬가지로 지주회사내 ‘전략통’으로 꼽혀왔다”며 “손태승 회장과 이원덕 신임 행장이 실무자 시절부터 최근까지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금융지주 경영과정에서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사외이사들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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