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울린 “미안하다” 한마디… 이재명 속내는?

지지자 울린 “미안하다” 한마디… 이재명 속내는?

이재명 ‘사과글’에… 지지자들, “다시 힘내달라” 응원 줄이어
식지 않는 지지에 ‘이재명 역할론’ 거론… ‘시기상조’ 우려도

기사승인 2022-03-16 18:00:02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3시30분께에 서울 여의도동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를 승복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연일 지지자들을 향해 ‘미안하다’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문 차원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후보의 사과 메시지가 이후 정치적 행보를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고문은 지난 14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18글자의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부족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제목에 글에서 이 고문은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지난 11일에도 ‘이재명의 페이지’를 통해 “죄송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패배의 모든 책임은 오롯이 부족한 나에게 있었다.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드신다면 부디 이재명의 부족함만을 탓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지난 10일 선대위 해단식 직후엔 페이스북을 통해 “눈물바다 속에 선대위 해단식을 했다.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내가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관련 게시물에는 지지자들의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다. 블로그 게시물에는 약 1만개의 댓글이 달리며 지지자들이 이 고문을 향한 애정과 강한 지지를 보냈다. “다시 한 번 힘내달라”, “대한민국에 필요한 정치 지도자는 이재명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국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실용정치를 꼭 실현해 달라”, "끝까지 지지하겠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페이스북 글에도 5만개 가량의 좋아요 버튼과, 3만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   이 고문 블로그 캡쳐

대선이 끝나도 이 고문을 향한 식지 않는 지지에 정치권 안팎에선 ‘이재명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비대위원장 추대부터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차출설과 8월 차기 당대표 출마설까지 거론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고문이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정치적 에너지로 삼아 재기를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 경선후보였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 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을 혁신하고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냥 있을 수 없다. (이 고문에게) 정치인은 국민과 늘 호흡해야 하니까 지방선거를 선방했으면 좋겠다는 요청들을 했다”고 밝혔다. 

손혜원 전 의원도 YTN라디오 ‘이동형의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 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한 뒤, 비대위원을 초·재선의원들로 가득 채워 새로운 에너지로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 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어려우나 지방선거에는 전면에 나서줘야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할 것이고 그래야 다음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의견,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가 승리하기 어려운데 나온다면 소진만 되고 다음 행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라고 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조기 등판은 신중해야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어쨌든 대선에 패장으로서 일단의 책임 부분도 있고, 또 지도부도, 송영길 대표도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터에 장본인인 이 고문이 또 나선다는 것도 모양상 안 좋다”며 “너무 섣부르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채이배 전 의원도 이 고문의 조기 등판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다. 대선 패배로 가장 힘든 분은 이 고문 본인”이라며 “현재로선 이 고문에게 충분한 재충전이 급선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내내 이 고문의 발목을 잡았던 대장동, 법인카드 사적유용, 성남 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가 해소돼야 이 고문이 등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대선 국면에서 잠시 멈췄던 각종 사건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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