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혁신’에 궁지 몰린 민주당, 돌파구 있을까 

‘부족한 혁신’에 궁지 몰린 민주당, 돌파구 있을까 

쇄신 고삐 당겼지만… 국민 54.2% “잘 안될 것” 전망
‘윤호중 비대위’에 당 내분도 이어져… “뼈 깎는 혁신 필요”

기사승인 2022-03-17 06:00:15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 총사퇴, 청년 비대위원장 선출 등 쇄신의 고삐를 당기고 있지만 냉담한 여론이 이어지면서다. 윤호중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을 놓고도 내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민주당 쇄신에 대한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인 편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2~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의 혁신‧개혁 가능성 전망’을 물은 결과 ‘잘 안 될 것’이라는 부정평가가 54.2%(전혀 잘 안 될 것 17.5%, 별로 잘 안 될 것 36.7%)에 달했다.  

‘잘 될 것’이라는 긍정평가는 39.9%(아주 잘 될 것 12.3%, 어느 정도 잘 될 것 27.6%), 잘모름‧무응답은 5.8%였다. 민주당 지지층의 부정응답도 다소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 중 29.8%가 ‘잘 안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직후 쇄신을 위한 비대위를 전격 출범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사퇴하고, 박지현·윤호중 공동 비대위원장을 선임해 당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첫 비대위 회의에선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내로남불이라 불리며 누적된 행태를 더 크게 기억해야 한다(박지현)”, “처절하게 반성하고, 그 반성을 바탕으로 성역 없이 쇄신하겠다(조응천)” 등 자성이 이어졌다. 

그러나 단 하루만에 비대위가 삐걱대고 있다.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지도부 일원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것이 ‘쇄신’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윤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그룹 출신으로 구성된 의원모임 ‘더 좋은미래(더미래)’는 1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윤 원내대표에게 퇴진 의견을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날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도 윤 원내대표의 퇴진 요구를 포함한 의견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할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커지며 당 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내홍이 깊어지면서 96년생 청년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전면에 내세운 △성폭력, 성비위,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 △여성과 청년 공천 확대 등 쇄신 방안은 구석으로 밀려났다. 

이에 패배상황에 대한 명확한 진단을 시작으로 새 인물이 주도하는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0.73%p에 졌다고 패배가 아닌게 아니다. 과할 정도의 내부 혁신 단행이 필요하다”며 “‘졌잘싸’는 국민이 민주당에 할 말이지, 민주당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호중 비대위 체제도 문제다. 송 대표가 물러난 상황에서 윤 원내대표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겐 꼼수로 보일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데려온 뒤 전권을 주는 등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한다. 그간 당 전면에 나섰던 사람들은 일괄적으로 물러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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