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여자)아이들 vs 예측불가 레드벨벳 [골라들을까]

거침없는 (여자)아이들 vs 예측불가 레드벨벳 [골라들을까]

기사승인 2022-03-24 06:00:02
바쁘고 복잡한 세상, 노래라도 편하게 들어요. 일주일 간격으로 발매된 두 음반을 한 번에 정리해드립니다. 그룹 (여자)아이들이 1년2개월 만에 낸 신보 ‘아이 네버 다이’(I NEVER DIE)와 레드벨벳이 올해 처음 내는 음반 ‘더 리브 페스티벌 2022 – 필 마이 리듬’(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 각각 지난 14일과 21일 발매된 두 음반 중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보세요.
그룹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 그 무엇으로도 규정되지 않는 (여자)아이들

- 들어볼까 : (여자)아이들은 영웅보다 악당이 되기를 선택한 팀이다. 자신을 멋대로 규정하려는 세상을 설득하는 대신, 사정없이 부수고 불을 질러 버린다. 뜨겁고 거침없는 (여자)아이들의 세계를 사랑한다면 거부하기 어려운 음반.

- 세 줄 감상
① 5인조로 내는 첫 음반. ‘나는 절대 죽지 않는다’(I NEVER DIE)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② 타이틀곡 ‘톰보이’의 강렬한 전자기타 소리와 고어룩을 떠올리게 하는 무대 의상에 내 안의 흑염룡이 깨어난다.
③ 일백 번 고쳐죽는 뮤직비디오 속 왕자 인형. 이 뮤비를 미드 ‘와이 우먼 킬’ 제작진이 좋아합니다.

- 미리(다)듣기 : 세상의 모든 편견을 향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 음반이다. ‘물러서지 않고 세상과 마주해 내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태도를 담았다. 소연이 작사·작곡한 ‘톰보이’는 얼터너티브 록을 차용해 강렬하고 거센 느낌을 준다. 몽환적인 민니의 보컬부터 귀에 쫀득하게 달라붙는 소연의 랩까지 멤버 개개인이 가진 개성도 조화롭게 엉긴다. ‘너는 왕자로 자랐겠지만 여긴 여왕의 나라란다’(Your mom raised you as a prince, But this is queendom)라는 가사는 통제받길 거부하는 (여자)아이들의 강인함을 보여주며 듣는 이에게 쾌감을 안긴다. 이밖에도 음반에는 팝, 알앤비, 힙합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른 노래 8곡이 더 실렸다.

- 음반 TMI : (여자)아이들이 1년 넘는 공백과 멤버 탈퇴를 겪은 뒤 처음 내는 음반이다. 음반 표지를 보면 팀 영어 이름인 ‘(G)-IDLE’에서 ‘G’가 지워져 있다. “편견을 없애고 본질에 집중”(우기)하기 위한 장치다. W코리아가 한 인터뷰에 따르면 리더이자 팀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소연은 ‘이 음반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노래를 만들었다. 작사·작곡은 물론, 믹싱, 마스터링,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소연이 손대지 않은 구석이 없다. 2~3년 전부터 꾸준히 자작곡을 선보여온 민니와 우기는 ‘얼레디’(ALREADY), ‘폴라로이드’(POLAROID) 등 수록곡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그룹 레드벨벳. SM엔터테인먼트

△ 가슴 벅찬 상상 여행, 레드벨벳

- 들어볼까 : 다채롭고 과감하다. 도무지 다음 순간을 예측할 수 없다. 기묘하고 화려한 세계를 기어코 자기 색깔로 흡수하며 ‘레드벨벳스러움’을 넓힌다. 가슴 벅찬 상상 여행을 소리로 펼쳐냈다.

- 세 줄 감상
① 클래식과 팝의 조합,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② 화려하지만 질리지 않는 레드벨벳의 마력.
③ 아름다운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영상이 K팝은 ‘보는 음악’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 미리(다)듣기 : 상상 여행을 테마로 만든 음반이다. 타이틀곡 ‘필 마이 리듬’은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도입부로 익숙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내다가, 독특한 멜로디로 긴장감을 조이고, 트랩 비트와 현악기 연주를 조화시켜 가슴 벅찬 순간을 만든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즐기는 여행’을 글자로 풀어낸 가사는 신비롭고 감격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뮤직비디오는 각종 명화와 오페라를 오마주하되 예쁘고 우아한 이미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화사한 드레스 차림으로 미소 짓는 멤버들과 검은 옷을 입은 채 무표정하게 카메라를 보는 멤버들의 모습을 연달아 보여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안드레아스 오버그, 루드위그 린델, 박근태, 밍지션 등 K팝 팬들 사이에서 명성을 떨친 작곡가들이 음반 작업에 대거 참여했다.

- 음반 TMI : 레드벨벳의 음악 축제인 ‘리브 페스티벌’(ReVe Festival)의 새 시작을 알리는 음반이다. 조이는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컴백을 많이 할 계획”이라면서 “온 계절의 퀸(여왕)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은 겨울을 지키려는 무리와 봄을 찾으려는 무리로 나뉜다. 예리·조이가 ‘봄 멤버’, 아이린·웬디가 ‘겨울 멤버’다. 슬기는 양쪽 모두를 오갈 수 있는 존재로 설정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뮤직비디오 곳곳에 의미심장한 단서가 숨어있어 이를 해석하려는 팬들 움직임이 분주하다. 음반이 발매된 날은 ‘G선상의 아리아’ 원곡자인 바흐가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