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정치인 이준석”… 장애인단체 시위 때린 李에 쏟아진 비판

“혐오정치인 이준석”… 장애인단체 시위 때린 李에 쏟아진 비판

이준석, 연일 전장연 지하철 시위 저격… 4일간 페이스북 글만 10번
정의당 “약자를 혐오에 동원”… 민주당 “인성교육부터 받아야”
김예지, 이준석 대신 고개 숙여… 무릎 꿇고 “잘못된 표현 사과”

기사승인 2022-03-28 12:17:39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곽경근 대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를 향해 “혐오 발언을 중단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전장연, 불법시위 지속… 용납되면 안돼”

이 대표는 2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장연이라는 단체는 최대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인 관점으로 불법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것이 용납되면 사회는 모든 사안에 대해서 가장 큰 공포와 불편을 야기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전장연의 이동권 보장 시위를 ‘시민 볼모’, ‘부조리’ 등으로 규정하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 대표 페이스북에 게시된 전장연 시위 관련 게시물은 무려 10개다. 지난 27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며 “서울 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경찰력을 동원한 강경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문재인 정부 하의 박원순 시정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며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투입해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 “이준석, 혐오정치인으로 부상… 인성교육부터 받아라”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혐오 정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대표단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 자신은 여성 혐오자도, 장애인 혐오자도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실상은 약자에 대한 혐오를 동원해 시민들을 갈라치는 혐오정치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 대표는 사과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더니”라며 “아무리 나이가 젊어야 뭐하는가. 기본 바탕이 퇴행적이고 엉망이니 말이다. 인성교육부터 먼저 받길 강력히 권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가 이어지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으며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대표단회의에서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사망 사고에서도 확인했듯이 장애인들에게 이동권은 단순히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인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인수위가 장애인들과 대화하고 차기 정부 예산 반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들이 이동권 보장을 비롯한 권리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야와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매우 당연한 책무다. 장애인들이 왜 지하철에서 호소하는지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앞줄 오른쪽)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 3호선에서 전장연 및 시민단체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요구 시위에 참여한 뒤 승강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신 시위 현장 나선 김예지… “책임 통감한다”

이 대표와 같은 당인 김예지 의원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에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와 함께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을 의식한 듯 “정치인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무릎을 꿇었다. 이어 “각자의 입장을 조정·조율하기 보다 잘못된 표현을 통해 주목을 끄는 경우가 많다. 정말 죄송하다. 사과를 하러 왔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장애인 인수위원장도 아니고 당대표도 아니다. 하지만 대신해서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우리의 입장을 서로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조율하는 노력을 통해 말로만 국민의 힘이 아니라 여러분의 힘이 되고자 한다”며 “당사자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인수위에 잘 전달하겠다. 장애인 권리예산이 100%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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