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백혈병 환자에 한줄기 빛… ‘킴리아’ 건보 적용

젊은 백혈병 환자에 한줄기 빛… ‘킴리아’ 건보 적용

기사승인 2022-04-01 05:00:02
1회 투약비용이 4억원이 넘어 보통사람은 사용할 엄두도 못 내는 약이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주’다. 내일부터 이 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약은 있지만 돈이 없어 발만 동동 굴리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더는 없기를 기대한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31일 회의를 열어 킴리아주 등 3개 의약품(6개 품목)에 대해 건강보험을 신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고(故) 차은찬 엄마 이보연씨가 서울시 중구 소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킴리아주’의 건강보험 신속등재를 하지 않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내겠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킴리아 오늘부터 급여… 환자 부담 4억→598만원으로 줄어

킴리아주는 25세 이하 환자의 급성 림프성 백혈병 치료, 성인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에 쓰이는 신약이다. 약을 사용할 환자의 세포를 기반으로 만드는 개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로, 1회 투약으로 급성 림프성 백혈병 환자는 10명 중 8명, 말기 림프종 환자는 10명 중 4명이 장기 생존하는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원샷(one-shot) 치료제’로 불린다.

문제는 약값이다. 킴리아는 지난해 3월5일 국내 허가됐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비급여)에서는 4억~5억원에 달하는 투약비용을 환자가 감당해야 한다. 건강보험재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당국 입장에서도 약값이 워낙 비싸 섣불리 급여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웠다. 그 사이 돈이 없어 약을 써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환자들이 생겼다. 6살부터 백혈병과 싸우다 13살이었던 지난해 하늘나라로 떠난 차은찬 어린이도 그 중 하나다.

31일 건정심은 4월1일부터 킴리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늘(1일)부터는 킴리아 1회 투약 시 환자가 부담할 약값이 아무리 많아도 598만원을 넘지 않는다. 대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 3억6000만원을 제약사에 낸다. 다만, 킴리아가 원샷 치료제인 점을 고려해 이 같은 혜택은 환자당 평생 한 번만 있다.  

이날 건정심은 킴리아와 같은 CAR T세포 치료제 투여 시 이뤄지는 의료행위(세포 수집, 생체 외 처리, 치료제 주입 등)에 대해서도 4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200만~400만원 정도인 환자 부담은 10만원 수준으로 대폭 낮아진다.

1년 약값 8500만원 넘는 고형암약 ‘로즐리트렉’ ‘비트락비’도 건보 적용 

건정심은 로슈의 ‘로즐리트렉캡슐’과 바이엘의 ‘비트락비캡슐’, ‘비트락비액’에도 4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유전자 융합 양성 고형암 치료제(NTRK)다. 로즐리트렉캡슐은 만 12세 이상 고형암 환자 치료에 쓰이는 약제로 2020년 4월 국내 허가됐다. 비급여 시 연간 투약비용이 8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허가 2년여 만에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되면서 환자가 부담할 연간 투약비용은 약 430만원으로 줄어든다.

비트락비캡슐·액은 성인과 소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고형암 치료제다. 2020년 5월 국내 허가됐는데, 환자가 부담하는 연간 투약비용은 8800만원 수준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 부담이 연간 440만원 정도로 경감된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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