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건물만 분양해 분양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일명 ‘반값 아파트’를 6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지구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SH는 고덕·강일지구를 시작으로 향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헌동 SH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장에서 서초구 내곡지구 6개 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앞서 △강동구 고덕강일 4단지 △송파구 오금 1·2단지 △구로구 항동 2·3단지 △강남구 세곡2지구에 이어 5번째 분양원가 공개 단지다.
SH에 따르면 내곡지구 6개 단지의 3.3㎡당 분양원가는 평균 1146만원, 분양가는 1390만원이었다. 이들 단지의 평균 분양 수익률은 21.3%였다.
이를 통해 SH가 내곡지구에서 거둬들인 분양수익은 2882억원에 달했다. 1단지(1049가구)가 189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단지(395가구) 407억원, 3단지(320가구) 348억원, 2단지(219가구) 156억원, 6단지(162가구) 69억원, 7단지(69가구) 6억원이 뒤를 이었다.
SH는 마지막 남은 마곡지구를 끝으로 최근 10년간 사업 정산을 완료한 5개 지구(마곡·내곡·세곡2·오금·항동)의 상반기 분양원가 공개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마곡지구는 과거 주요 단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만큼 열심히 준비해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이라며 “지금은 SH만 실행하지만 향후 원가공개가 확산돼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모두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사장은 일명 ‘반값 아파트’를 상반기 중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지구에서 처음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반값아파트는 SH 등 공공기관에서 토지를 소유하고 입주자에게는 건축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말한다. 택지조성비 등이 포함되지 않아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입주민에게 매달 토지임대료가 부과된다.
김 사장은 “반값아파트는 상반기 중 고덕·강일지구에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존 공공주택 중 행복주택 등으로 계획된 물량을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로 바꾸는 절차가 있다. 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H는 고덕·강일지구를 시작으로 향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사장은 “고덕·강일 외에 위례와 마곡에도 (반값아파트용) 토지가 있다”며 “이밖에 학교나 단독주택 용지 등에서도 건물만 분양이 가능하도록 서울시 및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