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를 녹였다. 이들은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버터’(Butter)로 공연을 펼쳐 팝스타들에게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날 무대는 첩보 영화를 보는 듯 했다. 팀의 맏형인 진이 모니터 여러 개를 눈앞에 두고 키보드를 두들기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정국이 천장에서 줄을 타고 내려왔다. 제이홉, 지민, RM, 슈가, 뷔는 객석에서 등장했다. 특히 뷔는 앞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고 꼽았던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귓속말을 나누는 듯한 연기를 보여줬다.
홀로 멀리 떨어져 있던 진을 제외한 여섯 멤버들은 이내 중앙 무대로 모여 ‘버터’ 단체 안무를 췄다. 1절과 2절 사이에는 댄스 브레이크가 들어갔다. 사방에서 레이저 여러 개가 무대를 가로질렀고, 멤버들은 특수요원처럼 이 레이저들을 피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정장 재킷을 벗어 에어기타를 치기도 했다. 진은 무대 중반 합류해 ‘완전체 방탄소년단’을 완성했다.
공연이 끝나자 로드리고 등 현장에 참석한 가수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시상식을 진행하는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글로벌 슈퍼스타”라고 방탄소년단을 소개하더니, “장난 아니다. 멋지다”고 감탄했다. Mnet에서 공연을 생중계한 배철수는 “방탄소년단 공연은 워낙 압도적이다. 볼 때마다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올라 저스틴 비버·페니 블랑코의 ‘론리’(Lonely), 콜드플레이의 ‘하이어 파워’(Higher Power), 레이디 가가·토니 베넷의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I Get a Kick Out of You), 도자 캣·시저의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와 트로피를 두고 겨룬다. 지난해 이 부문 시상은 사전 행사 때 이뤄졌지만 올해는 본 시상식 행사로 격상됐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