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독주 굳히나...트래블룰 후 점유율 상승 

업비트, 독주 굳히나...트래블룰 후 점유율 상승 

기사승인 2022-04-06 06:00:25
트래블룰 시행 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점유율은 늘어났지만 빗썸, 코인원의 점유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트래블룰은 100만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이동하는 경우 송수신인의 정보를 기록하도록 하는 자금세탁방지 규정이다. 지난달 25일부터 모든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에 도입됐다.

6일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31일 1시 50분 기준 4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합산 총거래액은 약 127억 8900만 달러(한화 약 15조 5859억)을 기록했다. 이는 트래블룰 시행 전일인 지난달 24일 같은 시간 기준 약 55억 5590만 달러(한화 약 6조 7709억) 보다 130%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만 거래소 전체의 증가가 아닌 업비트 한곳의 독주로 나타났다. 24일 기준 업비트의 점유율은 78.4%로 약 5조 3073억원이 거래됐다. 빗썸은 18.3%로 약 1조 2397억, 코인원은 3.2%로 약 2146억원을 기록했다.

트래블룰 시행 후 격차는 더욱 커졌다. 31일 기준 업비트 점유율은 87.5%로 13조 6368억원 가량 거래됐다. 거래액도 두배 이상 뛰었다. 빗썸은 10.8%로 약 1조 6826억, 코인원은 1.7%로 2581억 가량으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업비트의 독주체제가 심화한 건 4개 거래소 중 유일하게 국내 거래소 간 가상화폐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지적했다. 솔루션 연동이 늦어지면서 업비트로 이용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비트는 자회사 람다의 베리파이바스프(VV) 솔루션을, 빗썸·코인원·코빗은 3사 합작법인을 통해 출시한 코드 솔루션을 사용한다. 트래블룰 시행에 맞춰 두 개발사가 연동하기로 했으나 이달 25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한 달 동안 업비트와 빗썸·코인원·코빗 간 가상화폐 입출금이 제한됐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가 두 시스템의 연동을 앞당기려는 조치를 일절 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거래소 간 연동이 미뤄졌다”라면서 “4개 거래소 간 거래가 안 되면 이용자들은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비트로 몰릴 수밖에 없다. 트래블룰 솔루션이 빠르게 연동되지 않는 한 업비트와 나머지 거래소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점유율이 늘어난 것은 트래블룰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거래량과 점유율이 늘어난 건 당시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는 등 변동성이 있어서다”라면서 “업비트 이용자 중 국내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이동하는 사람은 극소수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 간 이동이 점유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의 독과점 문제는 여러 번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다수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윤창현 의원은 “특정 거래소만이 지속적으로 운영된다면 독점적 지위와 독과점의 문제, 주식거래 수수료 대비 상당히 높은 중개수수료, 서비스 경쟁력 등이 문제될 소지가 높다”면서 “특금법 개정안에 일부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과 중개수수료의 상한선, 입출금 지연 등에 따른 손해배상 등을 통한 서비스 경쟁력 제고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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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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