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 방송사가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의 모습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바이러스를 합성해 질타 받고 있다.
호주 방송사 네트워크10의 시사 대담 토크쇼 ‘더 프로젝트’는 5일(현지시간)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 같은 장면을 내보냈다.
진행자는 이 방송에서 “K팝으로 반향을 일으킨 방탄소년단”이라며 “최근 코로나19와 사투를 뒤로 하고 등장했다”고 말했다. 최근 제이홉과 정국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사실을 짚은 발언이다.
당시 화면에는 뷔가 다른 가수 무대를 보며 환호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제작진은 이 장면에 기침 소리를 덧대고, 뷔 주변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는 듯한 컴퓨터그래픽(CG)를 삽입했다.
팬들은 아시아인을 코로나19 감염원으로 보는 편집이라며 즉각 항의했다. SNS에선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이 당신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 프로젝트’가 방탄소년단을 코로나19 확산과 연관시키는 편집으로 방탄소년단의 명예를 훼손했다” 등의 의견이 나온다.
한 누리꾼은 ‘더 프로젝트’에 광고를 건 주얼리 업체에 연락해 “귀사 광고가 아시아인 혐오를 퍼뜨리는 방송에 송출되고 있다”면서 “이런 역겨운 아시아인 혐오 표현은 귀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나란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 프로젝트’ 측은 논란이 된 방송 클립을 SNS에서 삭제했지만 별다른 입장문을 내지는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주장은 앞서도 여러 번 나왔다.
미국 카드 제작 회사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가 끝난 뒤인 지난해 3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트로피에 얻어맞는 모습을 엽기적으로 묘사한 카드를 출시했다가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같은 해 2월에는 독일 라디오 방송사 진행자가 “BTS(방탄소년단)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축약어” “BTS에 대한 백신이 있길 바란다” “BTS는 북한에서 20년 간 휴가를 보낼 자격이 있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가 입길에 올랐다.
호주 공영 방송인 채널9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진행자들이 방탄소년단을 소개하며 “김정은이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면 한국의 전쟁 문제는 없어질 수 있겠다” “한국에서 뭔가가 터졌다는 말을 듣고 폭탄인 줄 알았는데 방탄소년단이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