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다음달 10일 취임식에 그룹 방탄소년단 초청 공연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자, 아미(방탄소년단 팬덤)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방탄소년단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6일 트위터 실시간 핫트렌드를 보면 방탄소년단 팬들은 전날부터 해시태그 ‘방탄취임식결사반대’를 단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윤 당선인 취임식에 방탄소년단 공연을 넣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의미다. 팬들은 “어떤 형태로든 아티스트가 정치에 연관되는 것을 반대한다” “선동 목적으로 예술인을 사용하려 하는 등 예술의 본질을 잃게 하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도 항의글이 빗발친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란다’ 게시판에서 ‘방탄소년단’으로 관련 글을 검색한 결과 전날부터 800건 넘는 반대글이 게시됐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날 ‘방탄소년단의 대통령 취임식 공연에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와 5000여명에게 동의를 얻었다.
팬들은 ‘예술은 정치와 분리될 때 표현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방탄소년단이 취임식에서 공연할 경우, 당선인 지지층과 비지지층 간 갈등에 방탄소년단이 소환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 당선인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이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을 두고 “문재인 정부가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정치외교쇼로 오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점 역시 팬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방탄소년단이 대통령 취임식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전날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한 발언에서 나왔다. 박 위원장은 ‘취임식에 방탄소년단 공연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그것도 포함해 다양한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소속사 관계자는 “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접했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