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BTS 순례’ 해볼까 [가봤더니 in LV]

라스베이거스 ‘BTS 순례’ 해볼까 [가봤더니 in LV]

기사승인 2022-04-09 11:26:10
그룹 방탄소년단을 환영하는 메시지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곳곳에 내걸렸다. 하이브

지상 최고의 오락 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그룹 방탄소년단 공연 때문이다. 공연이 열리는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비롯핸 시내 곳곳 전광판에선 전날 밤 ‘보라해가스’(BORAHAEGAS)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방탄소년단과 팬덤 아미 사이에서 ‘사랑’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되는 ‘보라’와 ‘라스베이거스’를 합한 단어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도 공식 SNS 계정 이름을 ‘보라해가스’로 바꿨다. 소속사 하이브와 따로 협의하거나 교감하지 않고 낸, 말 그대로 깜짝 환영 인사였다.

공연 하나에 온 도시가 들썩이다니.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 만 명이 몰려오며 도시 경제에도 활력을 줘서다. 더욱이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도시와 공연을 잇는 ‘더 시티’(THE CITY)를 시작하면서 ‘BTS 순례’를 떠나려는 팬들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다. 더 시티는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 곳곳에서 여러 이벤트를 개최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5일 시작해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레나15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사진전. 하이브

사진전·팝업스토어 직접 가보니…‘아미 낙원’


8일 기자가 체험한 더 시티는 한 마디로 ‘아미 낙원’이었다. 먼저 아레나15에서 열린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BEHIND THE STAGE : PERMISSION TO DANCE)는 제목처럼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 뒤 방탄소년단을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2-1 댄스 스튜디오’ 표지판을 찍은 사진이 관객을 반긴다. 서울 한강대로 하이브 사옥 내 안무 연습실에서 공연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진지한 표정으로 연습하는 멤버들 얼굴 위로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너 자신만 알면 돼”라는 문장이 영어로 적혀 있다. 맏형 진이 과거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옮겨 놓은 문구다. 전시장엔 이밖에도 “나는 역사에서 기억될 누군가가 되고 싶다”(RM), “아미 여러분은 내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별”(뷔) 등 ‘방탄소년단 정신’을 보여주는 문구가 곳곳에 새겨져 있다.

카메라는 연습실에서 공연장으로 시선을 옮긴다. 텅 빈 공연장에서 리허설하는 멤버들 모습과 화려한 조명 아래서 춤추고 노래하는 멤버들 모습이 차례로 전시 관객을 만난다. 벽면을 가득 채운 멤버들 뒷모습은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의 백미다. 사진으로 촘촘하게 재현된 모습이 흡사 공연장에 직접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반응은 뜨겁다. 전시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몇몇 팬들이 입구 앞에 줄지어 서 있었다. 하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7일 하루 동안에만 4800명이 이 사진전에 다녀갔다. 입장권은 4만장 가까이 판매됐다.

팝업스토어 앞에 줄 선 사람들.   사진=이은호 기자

근처에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 앞은 사진전보다 더욱 장사진을 이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가본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기념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대신 체험에 방점을 찍었다. 짧은 터널 같은 입구를 지나면 방탄소년단 세계관에 라스베이거스를 녹인 여러 부스들이 나타난다.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속 사막과 빨래방, 노래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디스코 분위기를 살린 LP 숍, 녹아내리는 버터 질감을 살린 ‘버터’ 방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한다. 판매대는 테마파크 같은 부스를 통과하고 나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팝업스토어에선 이번 투어 공식 상품뿐 아니라 오직 라스베이거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시그니처 상품도 판매된다.

BTS도 즐긴 벨라지오 분수쇼

팝업스토어와 사진전이 열리는 장소에서 공연장 쪽을 향해 내려가다 보면 방탄소년단 음악에 맞춰 물이 춤추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벨라지오 분수쇼다. 36,000㎡(약 1만평) 규모의 인공호수를 분수대 삼아 1200여개 분사구가 물을 내뿜는 광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방탄소년단을 테마로 한 분수쇼에선 ‘다이너마이트’와 ‘버터’가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에너제틱한 ‘다이너마이트’가 재생될 땐 물줄기도 힘차게 뻗어 나오고, 부드러운 ‘버터’에선 물줄기도 유연하게 휘는 등 노래 분위기에 걸맞은 연출이 관광객들 발길을 붙들었다. 멤버들도 7일 벨라지오 호텔을 찾아 분수쇼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지오 분수쇼. 하이브

라스베이거스(미국)=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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