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재무건전성 악화…“금리상승 후폭풍”

보험사 재무건전성 악화…“금리상승 후폭풍”

기사승인 2022-04-14 10:32:57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재무건정성이 악화됐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보험사의 RBC비율은 246.2%로 9월말(254.5%) 대비 8.3%p 하락했다.이는 1년 전인 2020년 12월말(274.9%)보다는 28.7%p 하락한 수준으로 3년래 최저치다.

생명보험사는 254.4%로 9월말(261.8%) 대비 7.4%p, 전년말(297.2%) 대비 42.8%p 하락했다. 손해보험사는 231.4%로 9월말(241.2%) 대비 9.8%p, 전년말(233.9%) 대비 2.5%p 하락했다.

RBC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비율로 계산한다.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생명보험업게에서 가장 낮은 RBC비율을 보인 곳은 DB생명보험이다. DB생보는 전분기 대비 2.4%p 상승한 157.7%를 기록했지만 생보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부실금융기업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이 88.3%로 집계돼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피 하락폭이 가장 큰 생명사는 라이나생명(309.2%)으로 36.4%p 하락했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312.9%) 22.5%p, KDB생명(168.9%) 19.9%p, 교보생명(266.6%) 19.9%p씩 하락했다. 생보업계 자산순위 1,2위를 달리는 삼성생명(304.6%)과 한화생명(184.6%)도 각각 6.7%p, 8.9%p씩 떨어졌다.

손보업계에서는 캐롯손해보험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캐롯손해보험(389.4%)은 지난해 3분기 683.1%에서 지난해 4분기 389.4%로 293.7%p 하락했다. 이 외 제너럴리손보(352.6%)는 56.5%p, 신한금융에 인수된 카디프손해보험(233.9%)은 50.3%p, AIG손보(212.9%)는 43.2%p 하락했다.

대형사인 삼성화재는 305.4%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9.3%p 내렸다. 현대해상은 203.4%로 5.6%p 하락, DB손해보험은 203.1%로 9.9%p 하락했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작년 한 때 RBC비율 204.8%를 기록했던 롯데손해보험은 전분기 대비 23.7%p 떨어진 181.1%로 집계됐다.

RBC 비율이 하락한 건 분자인 가용자본이 감소하고, 분모인 요구자본은 증가한 탓이다.

전체 보험사 가용자본은 16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보다 3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리상승 등에 따른 매도가능증권 평가 이익이 감소했고, 현금배당 예정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요구자본은 6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보다 8000억원 늘었다. 운용자산 증가에 따른 신용 위험액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금융감독원은 금리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감소와 현금배당 예정액 영향으로 RBC비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보험사 RBC비율은 246.2%로 보험금 지급 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수준”이라면서 “향후 금리 등 시장지표 모니터링을 통해 RBC비율 취약이 우려되는 경우, 선제적 자본확충 유도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RBC비율은 회사마다 수준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대응방식이 각기 다르지만, 후순위채를 발행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거나 건물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재무건정성 하락에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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