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균 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국가대표 감독이 이번 합숙 취소 사태와 관련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1일 서울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LoL 국가대표 지도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해당 자리에는 LoL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김정균 담원 기아 LoL팀 총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은 LoL이다. 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예비 명단 10인을 지난 14일에 발표했다.
협회가 오는 22일과 23일에 전라도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진행한다고 발표하자 반대 여론이 일었다.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시선이 팽배했다. 여기에 22일과 23일에 예정된 평가전이 해외 팀들의 체류 여건 등 복합적인 문제로 취소되자, 지난 18일부터 시작한 합숙 훈련마저 이틀 만에 조기 종료됐다.
김 감독은 “일단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으면서 나는 평가전 일정을 거절했다. 스프링이 끝나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LoL 챔피언십 서머 스플릿 등 리그 시즌과 선발전과 예선전까지 일정이 이어진다”라며 “MSI에 진출한 팀은 일정이 너무 강행군이라서 감독 입장에선 불가피하다고 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평가전 합숙) 일정이 정해진 시점에서 최선의 방법은 합숙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협회에 말씀했다. 경기 취소도 합숙 첫 날 아침에 알았다. 하루라도 빨리 (소속팀으로) 빨리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최대한 휴식을 취하게 하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경기가 취소된 시점에선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월요일에는 휴식을 취하고, 화요일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내부 스크림을 했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다. 제 입장에선 일정 취소를 계속 요구하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협회는 최근 성적 이외에도 개인 기량, 팀워크, 국제무대경험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선수를 선발했다. 하지마 협회의 선수 선발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여기에 평가전을 통해 선수를 최종적으로 선발한다고 하자 여론이 들끓었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이번 예비 명단 10인 발표에 대해선 “프로팀을 맡았을 때 10인 로스터도 많이 해봤다”라면서 “이번 합숙의 경우 문제가 여럿 있었다. 5명씩 팀을 나누는 과정에서 경우의 수가 너무 많고,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나오는 지표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 시즌 지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발전 기준은 너무 경우의 수가 많다”라며 “합숙 훈련을 했을 때 나오는 지표는 굉장히 애매모호하다. 단기간에 만들어진 지표가 도움이 전혀 안된다고 말할 수 없지만, 경우의 수가 많아 스프링 지표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MSI 전후가 선수들이 가장 바쁜 시기다. MSI 끝나면 곧바로 서머 시즌에 돌입하고 이후에는 아시안 게임과 롤드컵을 진행한다”라면서 “아직 예선전도 확정되지 않았다. 만에 하나 6인이 차출된 후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불만인 부분은 10인 로스터를 단기간에 보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당장이라도 최종 6인의 선수를 확정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하루 빨리 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국가대표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의 선택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통’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취임 직후 인터뷰 제의를 거절했다. 당시에는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라면서 “국가대표 감독 입장으로 SNS를 올리기를 원하는건지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기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 기자회견도 협회에 요청해서 잡아달라고 먼저 부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김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대중에게 바라는 점은 없다. 제 역할은 감독 직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내 별명이 녹음기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녹음기를 켜는 것이다. 선수에게 피해되는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드리겠다”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