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만 있으면 뭘하나” 인력난 호소하는 국립대병원

“병상만 있으면 뭘하나” 인력난 호소하는 국립대병원

기사승인 2022-04-22 17:44:47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진료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국립대병원이 만성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거듭된 인력 증원 요청에도 기획재정부(기재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서울대병원과 부산대학교병원 등 13개 국립대병원이 모인 ‘국립대병원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이하 연대체)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시적인 증원과 간호사 교대제 시범사업 인원 일부를 제외하고 각 국립대병원의 필요인력 요청을 불승인했다. 불승인된 인력 요청 내용에는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확충에 대한 인원과 의료기관 세탁물에 대한 관리 기준 강화에 따른 세탁물 관리 인원 등도 포함됐다.

연대체는 “경북대병원 111명, 강원대병원 24명, 충북대병원 121명, 전남대병원 59명 증원요청에 기재부는 단 한명의 인력조차 승인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충북대병원의 경우는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확충사업을 하기 위한 인력도 반영하지 않았다. 사업은 시켜놓고 인력을 주지 않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의료 인력 부족은 환자의 건강과 목숨을 위협한다. 지난달 연대체가 청와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차출되고 있다”, “비감염 중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거나 일반병동 내에서 치료를 받는다”, “확진된 의료진은 의료 공백으로 격리 3~5일만에 출근하는 상황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는 사례가 잇따랐다. 안상순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부지부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라고 표현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시민.   쿠키뉴스 자료사진

특히 간호인력난 문제가 심각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각 국립대병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국립대병원의 간호직은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2019년에는 정원대비 현원이 376명이 부족했고, 2020년에는 239명, 올해 2021년에도 276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의료기관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환자 70%를 담당했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공병원(국립대 병원, 국립 의료원, 시ㆍ도립 병원) 수익악화가 메르스 사태 약 10배에 달하고, 경영정상화까지 최소 4년이 걸린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지난 8일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의 전년 대비 의료 손익 감소율은 10.3%에 그쳤지만 코로나19 유행이 강타한 2020년 의료 손익 감소율은 106.7%에 달했다.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기재부의 정원, 인건비 통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계속 이어져왔다. 기재부 인력 담당에게 불승인 이유에 대해 면담 요청을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또 인력 요청 승인, 불승인 기준이 명확히 없어서 더 답답한 실정”이라며 “기재부에서는 인력 증원이 되면 공공기관의 과도한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방만경영으로 비춰질까 우려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코로나19 시대 의료기관 특수성을 배제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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