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국어 하는 尹…월드IT쇼 이모저모  

5개 국어 하는 尹…월드IT쇼 이모저모  

'안형환 오셨다 관람객 내보내'...기아, 과도한 의전 눈살
전기차 관람객 내보내고 저지하고...시민 항의에 '죄송'

기사승인 2022-04-23 06:00:02
2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행사장이 사람들로 가득채워졌다. 송금종 기자 

“안녕하세요, 국민여러분. 월드IT쇼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곤니찌와, 고쿠민 노 미나상, 와루도IT 쇼에 요코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월드IT쇼(WIS 2022) 행사장을 찾은 이들을 반긴다. 우리말은 기본이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 심지어 스페인어도 유창하다. 평소 억양과 톤도 그대로다. 영상 속 윤 당선인이 하루아침에 ‘어학 천재’가 된 비결은 클레온이 개발한 영상 자동더빙 솔루션 ‘클링(Klling)’이다. 딥러닝 기술로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음성을 생성하고 입술 모양과 동기화해 더빙 어색함을 없앤다. 회사는 이 기술로 WIS 혁신상을 받았다.

클레온 관계자는 “기존 더빙은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성우가 필요하고 입모양과 목소리가 달라 어색한데, 솔루션을 이용하면 화자 목소리만 학습하면 된다”며 “영화를 한 편 더빙하는데 3일이면 충분하고 기존 더빙대비 리소스나 비용 절감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클레온 영상자동더빙솔루션으로 화자 목소리와 억양, 톤을 그대로 살려서 다국어를 쓰는 화자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IT박람회인 월드IT쇼가 22일 종료됐다.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혁신 기술이 한데 모인 미래 그 자체였다. 행사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3일(20~22일)간 진행됐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중심인 A홀과 대기업과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꾸린 C홀에서 열렸다. A홀에선 극장 사운드로 게임에 몰입하게 해주는 게이밍 체어 개발사인 ‘트라운드’를 비롯해 국내 최대 IT 모니터링서비스 ‘와탭랩스’ 등 기술력과 성장성을 보유한 기업들로 가득했다.

이하은(여·20·오신대)씨는 “새로운 게 많아서 재밌었다”라며 “스피커가 달린 의자를 체험했는데 혼자 영화과에 온 거 같아 좋았고 신기했다”고 밝혔다.

프로토 홀로그램을 이용하면 전 세계 어느 국가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화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송금종 기자

C홀 입구에선 프로토 홀로그램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나인커뮤니케이션은 행사 기간 5G(5세대 이동통신) 송출 기술에 기반을 둔 제품을 시연했다. ‘완전자립형 양방향 플러그 앤 플러그’ 방식으로 인터넷으로 연결만 돼있으면 지구 반대편에 사는 친구와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비대면 진료는 물론, 교육, 광고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 터치도 지원해 키오스크로도 쓸 수 있다.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노출되는 콘텐츠를 제작해 업데이트도 할 수 있다.

나인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엔터테인먼트 등 업종과 상관없이 고객 니즈에 맞게 기획해준다”고 설명했다.

SKT는 UAM 4D 메타버스 어트랙션과 이프랜드 등 다양한 체험들로 인기를 끌었다. 송금종 기자 

이동통신사 중 SKT와 KT가 행사에 참여했다. SKT는 부스를 ‘놀이동산’처럼 꾸몄다. 4D 메타버스를 이용한 도심항공교통(UAM) 체험 어트랙션을 마련했다. 헤드셋을 쓰고 즐기는 더 실감나는 메타버스(이프랜드) 체험, 세계 최초 아마존 인공지능(AI) 알렉사를 탑재한 AI스피커 ‘누구’,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시스템반도체 ‘사피온’ 실물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이 22일 KT WIS 2022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바로 옆에 전시관을 꾸린 KT는 ‘디지코 시티(DIGICO CITY)’를 구현했다. 전시관 중심엔 ICT전시 최초로 공개된 ‘AI방역로봇’이 수시로 대기를 정화하고 AI컨텍센터에선 소상공인들이 애용하는 ‘AI통화비서’가 주문을 받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KT가 ICT 전시회 최초로 공개한 방역로봇입니다. 

공기질 빅데이터 플랫폼 ‘에어맵 코리아’가 숙박시설에 어떻게 활용되는 지도 알 수 있었다. KT는 창고물류 DX 솔루션도 선보였다. 지게차에 센서를 달아 짐을 옮길 때 사각지대에 들어가면 위험 신호를 해줌으로써 안전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이다. KT그룹사인 KT DS가 개발한 스마트 건강검진 키오스크와 AIoT 전동휠체어도 관심을 모았다.

시민들이 삼성전자 포터블 스크린 프리스타일을 체험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WIS를 빛냈다. 양사는 경쟁이라도 하듯이 나란히 전시관을 꾸렸고, 기술력을 뽐냈다. 삼성전자는 기기 간 연결성을 기반으로 차별화한 일상을 구현한 ‘팀삼성 라이프’를 선보였다. 최신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TV, 냉장고, 청소기 등 삼성 가전으로 누릴 수 있는 가장 스마트한 일상을 그렸다. 소비자 사연을 바탕으로 꾸민 공간이 돋보였다.

시민들이 LG전자 WIS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 송금종 기자 

LG전자도 플래그십 가전을 전면에 세워 방문객을 끌어 모았다. 가전에 새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LG 업(UP)가전 체험 존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시민들은 광고로 보던 △냉장고 조명 밝기 조절 △세탁기 펫 케어 기능 △에어컨 디스플레이에 날씨 정보 표기 △에어로타워 다이렉트 청정모드 추가 등 차별화한 경험을 만끽했다.

학우와 LG전시관을 둘러본 이소은(여·21·을지대)씨는 “볼거리가 많더라”며 “(우리들은) IT학과 학생인데 (공부에) 도움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말로만 듣던 제품들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고 (LG전자) 냉장고를 봤는데 스마트하고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 점, 노크하면 불이 켜지면서 내부를 볼 수 있고 절약도 할 수 있는 점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C홀 메인 테마관에선 국내 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들도 엿볼 수 있었다. 그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지능정보 네트워크용 광통신 부품 △5G MEC 기반 초소형 부품 인라인 불량검출 기술 △자율제조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로봇 제어기술 등을 선보였다.

ICT벤처관이 맞은편 LG전자 부스와 달리 텅 비어있다. 송금종 기자 

C홀은 다만 전시관 배치가 아쉬웠다. 대기업 전시관 옆에 ICT벤처관이 붙어 있어서 방문객 쏠림이 심했다. 전자문서와 서명 서비스를 하는 기업 관계자는 “사람이 좀 적긴해도 점심시간이 되면 많이 오지 않겠느냐”며 아쉬워했다. 

한편 이날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수행원과 함께 VIP 자격으로 행사장을 돌았다. 안 부위원장은 기아와 KT, SKT 등을 순서대로 돌았다. 이때 기아가 보인 행동이 시민들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안 위원장이 오자 부스 직원들이 전기차 내부를 보고 있던 시민들을 내보내고 차를 보려고 온 시민을 저지했다. 차량을 닦고 주변을 급히 정리하기도 했다. 시민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의전이 과도한 게 아니냐고 항의하자 부스 직원은 “죄송하다”고 했다. 시민들은 SKT 이프랜드 HMD 체험존에서도 안 부위원장 의전 탓에 체험을 더 기다려야 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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