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 오리온 감독의 ‘외인 잔혹사’ [KBL]

강을준 오리온 감독의 ‘외인 잔혹사’ [KBL]

강 감독이 지휘봉 잡은 뒤 오리온 거쳐간 외인들 계속 말썽

기사승인 2022-04-25 14:52:05
머피 할로웨이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강을준 오리온 감독(왼쪽).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강을준 오리온 감독의 ‘외인 잔혹사’가 이번에도 재현됐다. 

강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지난 2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서울 SK와 맞대결에서 81대 86으로 패배했다. 원정에서 1,2차전을 내리 패배한 오리온은 3차전마저 내주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가 끝난 뒤 강 감독은 좀처럼 분노를 삭히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가 경기 도중 ‘태업’을 했기 때문. 할로웨이는 이날 18분 27초만 뛰었다. 이번 플레이오프 평균 기록(29분44초)보다 약 11분이나 덜 뛰었다. 4쿼터에는 아예 경기를 뛰지 않았다.

오리온은 3쿼터까지 SK를 상대로 68대 69로 박빙의 싸움을 펼쳤다. 4쿼터에도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다 막판 뒤집혀 패배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할로웨이가 4쿼터를 소화했다면 오리온은 승리했을지도 모른다.

강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정말 짜증난다”라며 “할로웨이가 갑자기 경기를 뛰지 않겠다고 말하더라. 딱히 뚜렷한 이유도 없었다. 이유를 물었으나 ‘그냥 힘들어서 그렇다’라는 답을 하더라”고 언급했다.

지난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강 감독은 할로웨이를 두고 “올해는 6강도 힘들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그런 마음 가진 적이 있다. 그럴 때 할로웨이가 힘내주고, 중심을 잡아줬다. 수비 변화를 주면서 적극적으로 한 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약 10일 만에 할로웨이를 향한 강 감독의 심경은 적개심으로 바뀌었다.

결국 외국인 선수로 인해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긴 강 감독이다.

지난 시즌 오리온의 8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강 감독은 외국인 선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1옵션으로 데려온 213㎝의 장신 제프 위디가 기량 미달로 일찌감치 퇴출을 당했다. 위디를 대신해 합류한 데빈 윌리엄스는 태업성 플레이로 말썽을 일으켰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도 장신 외인 미로슬라브 라둘리차가 21경기 만에 한국땅을 떠났다. 라둘리차를 대신하려던 마커스 데릭슨은 도핑이 적발돼 KBL 무대에 입성하지 못했다. 뒤늦게 KBL 경험이 풍부한 제임스 메이스를 데려왔지만, 메이스는 이전만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2옵션이었던 할로웨이가 시즌 막바지에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구세주로 올라섰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는 얼굴을 붉혔다. 강 감독의 오리온 재임 기간은 외인 문제로 시작해 외인 문제로 끝났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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