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122개 제품 약값 깎는다 

동아에스티 122개 제품 약값 깎는다 

당국, 리베이트 연관 제품 보험약가 인하 결정

기사승인 2022-04-30 00:10:01
29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 회의 모습.   보건복지부

건강보험당국이 국내 제약회사인 동아에스티(동아ST) 상당수 제품의 보험약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환자가 처방받은 약의 대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동아ST에 지불하는 약값을 깎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류근혁 2차관이 위원장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29일 회의를 열어 동아ST 122개 제품의 보험약가 인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건정심은 건강보험정책에 관한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다.

동아ST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전에 의사 등에게 자사 제품을 처방해달라며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바 있다. 이러한 형태의 리베이트 제공은 현행 약사법을 위반하는 위법행위다. 보건복지부는 동아ST의 약사법 위반 사건(3개)에 대해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각각 약가 인하, 급여정지,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동아ST는 당국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제약사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복지부는 다른 규제안을 마련했고, 이날 건정심에서 이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즉, ‘재처분안’을 의결한 것이다.

건정심이 약가 인하를 결정한 동아ST 제품은 글리멜정1mg, 리피논정20mg 등 122개 제품이다. 오는 5월4일부터 보험약가를 평균 9.63% 깎는다. 동아ST는 이러한 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소송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다만, 건정심은 약가를 인하하는 122품목 외에 크로세린캡슐250mg 등 42개 제품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던 방안은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동아가스터정20mg 등 73개 제품에 대한 ‘1개월 급여정지’도 마찬가지다.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약가 인하와 과징금도 큰 부담이지만 급여정지는 그 이상이다. 급여정지는 일정기간 동안 해당 약제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면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처방이 어려워져 사실상 제품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급여정지는 환자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다. 본인이 원하지 않고, 의학적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오랫동안 먹던 약을 바꿔야만 하기 때문이다. 처방약을 바꿨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감내해야 한다. 

건정심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과징금 및 급여정지 처분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급여정지와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실무부서에 한 번 더 면밀히 살핀 후 시행하라는 의견이 건정심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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