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들려주는 Z세대 이별법 [들어봤더니]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들려주는 Z세대 이별법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05-09 17:07:56
네 번째 미니음반으로 돌아온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빅히트뮤직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는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플까. 슬플까. 그게 전부일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꺼내든 키워드는 ‘흑화’(어두워짐)다. 새 음반 ‘미니소드2: 서스데이스 차일드’(minisode2: Thursday’s Child)에서 소년의 첫 이별을 다룬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별 후 분노하거나 이별한 나 자신에게 도취되는 등 Z세대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9일 신보로 돌아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이날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만났다.

△ “새로운 이별노래 만들었어요”

타이틀곡 ‘굿 보이 곤 배드’(Good Boy Gone Bad)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해석한 ‘Z세대 이별법’이다. 착하고 유약했던 소년이 이별을 겪은 뒤 거칠고 어두워지는 과정을 록과 힙합 사운드로 표현했다. 범규는 “이별 노래는 대부분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거나 슬퍼하기 마련인데, 우리는 이를 다르게 해석해 새로운 이별 노래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곡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넌 약해 빠졌었던 날 완전히 바꿔놨어”라며 “굿 보이스 곤 배드”(착한 소년은 나빠졌다)라고 으르렁대듯 노래한다. 랩 가사를 직접 쓰고 부른 연준은 “그동안 불러보지 않은 장르라 더욱 적극적으로 작업했다”며 “‘부러져 나에게 넌 추락처럼’ 등 지난 음반 타이틀곡 ‘루저러버’(LO$ER=LO♡ER)와 연결된 가사가 있으니 주의 깊게 들어봐 달라”고 청했다. 무겁고 거친 사운드를 쓴 만큼 콘셉트도 어두워졌다. 범규는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해 걱정도 되지만, 팬들에게 한 번 쯤 보여주고 싶었던 센 콘셉트라 기대가 더욱 크다”며 미소 지었다.

신곡 ‘굿 보이 곤 배드’ 무대를 펼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빅히트뮤직

△ “이별도 성장하는 과정이죠”

데뷔 초 청량한 댄스팝으로 눈도장 찍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흑화하다니. 휴닝카이는 “소년의 성장에서 이별을 빠질 수 없는 테마”라고 짚었다. “이별로 인해 새로운 감정을 알게 되기 때문”이라서다. 분노로 시작된 음반은 수록곡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Trust Fund Baby), ‘론리 보이’(Lonely Boy) 등을 거치며 체념과 슬픔으로 이어진다. 멤버 범규가 프로듀싱하고 태현이 멜로디를 쓴 마지막 곡 ‘서스데이스 차일드 해스 파 투 고’(Thursday’s Child Has Far To Go)는 이별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소년을 보여준다. 수빈은 “웃으며 음반을 끝내고 싶어 이 곡을 마지막에 넣었다”고 했다. 노래 제목은 영국 구전민요 ‘마더 구스’에서 따왔다. 범규는 “이별 후 극복하는 시간을 ‘갈 길 멀다’고 표현했다. 우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갈 길이 멀고 보여드릴 모습이 많다고 생각해서 이런 제목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 “현실에서 막막함 느끼는 또래들에게 위안 주고 싶어요”

1999년생~2002년생으로 구성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팬들 사이에서 Z세대 대변인으로도 불린다. 데뷔 초부터 또래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줘서다. 태현은 “얼마 전 친구에게 ‘너희 노래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모든 세대가 우리 노래를 들어주신다면 좋겠지만, 현실의 벽에서 막막함을 느낄 우리 또래 세대가 특히 많은 위안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노력이 통한 걸까.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난해 낸 ‘혼돈의 장’ 시리즈 음반은 미국 롤링스톤, 영국 NME 등 해외 유력 음악 매체로부터 올해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 받았다. 연준은 “멤버들이 음반 작업에 참여해 진정성이 잘 드러나고, 많은 분들이 공감할 만한 가사 덕분에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오는 7월부터는 세계를 돌며 팬들을 직접 만난다. 데뷔 후 처음 여는 대면 공연이다. 태현은 “너무나 자신 있다. 우리가 오프라인 공연에선 더욱 날아다닌다는 걸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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