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국내 시장에서 급감했던 일본차 판매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의 주력인 하이브리드 차량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짧은 출고기간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다양한 신차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한 만큼 일본차 업체들이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차업체(렉서스·토요타·혼다)들은 국내 시장에 총 2만548대를 팔았다. 지난 2020년 1만8121대와 비교해 13.3%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7.4%로 전년도(7.5%)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브랜드별로 살펴 보면 렉서스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전년 대비 9.4% 증가한 9752대를 판매하며 전체 판매량을 이끌었다. 렉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513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판매 순위 9위에 올랐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강세를 보이는 토요타와 혼다의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해 토요타 판매량은 6441대로 전년 대비 4.7% 늘었고 혼다는 4355대로 42.5%나 급증했다.
수년간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2위를 유지하던 일본차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급감했다. 2018년 4만5253대에 달하던 일본차 판매량은 2019년 3만6661대, 2020년 2만564대로 크게 줄었다.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차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자 닛산과 인피니티는 결국 한국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외면받던 일본차가 국내 소비자들에게서 다시 주목받게 된 건 고유가 덕이다. 렉서스와 토요타,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3사가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의 절반이 하이브리드다. 지난해 렉서스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98%, 도요타의 93%를 하이브리드가 차지했다. 혼다의 경우도 지난해 팔린 차량 10대 중 6대는 하이브리드였다.
짧은 출고 대기 기간도 영향을 끼쳤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하면서 타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신차를 인도받기까지 길게는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어진 불매운동 영향으로 재고를 쌓아둔 일본차의 출고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일본차의 경우 대부분 차종이 계약 후 3개월 안에 인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차 국내 판매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지난 3월 사전계약에 돌입한 신형 GR86과 2022년형 RAV4 하이브리드의 신차 효과를 노린다. 신차가 부재한 혼다의 경우에는 배우와 스포츠스타들을 홍보대사로 기용하는 등 홍보·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사회 공헌과 고객 만족 평가단 운영도 지속하는 등 고객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차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신차 뿐만 아니라 일본 불매운동이 한층 누그러지면서 마케팅도 차츰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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