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량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대출 규제와 치솟는 금리의 압박에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주거 비용이 저렴한 빌라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당일 기준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만1835건으로, 11년만에 분기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빌라의 평균 전셋값은 2억3645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6억7570만원)의 35%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 내 구별로 빌라 전·월세 거래량(올해 1분기 기준)은 송파구(4680건), 강서구(2554건), 광진구(1889건), 강남구(1877건), 마포구(1852건), 은평구(1816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특히 월세 거래량이 늘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1분기 서울 빌라의 거래량은 1만2335건으로, 마찬가지로 11년만에 분기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세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송파구의 경우, 전·월세 거래 4680건 중 절반 이상인 2479건이 월세 거래였다.
이어 강남구(937건), 서초구(793건), 광진구(772건), 마포구(74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한동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7월 임대차법(임차인에게 1회에 한해 2년 계약 연장을 보장해주고 임대인의 전월세 상승량을 5%내로 제한시키는 법)이 2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새 임대계약을 맺는 집주인들이 차후 전월세 상승에 제한이 생기는 것을 고려해 4년치 전·월세 가격을 한 번에 반영할 경우, 높아진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빌라로 몰릴 여지가 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빌라는 아파트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아파트 전셋값 상승 여파에 빌라 임대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빌라 가격이 오르면 빌라에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