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딱 맞는 내 생애 첫차 선택은…전기차? 내연차?

내게 딱 맞는 내 생애 첫차 선택은…전기차? 내연차?

주행거리·운전패턴 감안해 선택
전기차 비싼 가격 걸림돌...짧은 주행 시 ‘낫 배드’
내연기관, 완전 퇴출 아냐 내연차 구매도 좋은 선택

기사승인 2022-05-26 06:00:12

#사회 초년생 김민호(28세)씨는 생애 첫 차 구매가 고민이다. 예산을 3000만원대로 맞추고 어떤 차량을 살까 고민하고 있는데 지인들은 “요즘 대세는 전기차가 아니냐”며 전기차를 적극 추천했다. 부모님도 “곧 휘발유 차량이 생산 중단된다고 하는데 전기차를 사는 게 어떻겠냐”며 전기차 구매를 권유했다. 하지만 아무리 국가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도 전기차는 가솔린 차량보다 몇백만원 이상 비쌀 뿐만 아니라 충전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까라는 불안감도 있다.

한 세기를 풍미하던 내연기관 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로 대전환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수직 상승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인 ‘최대 주행거리’와 ‘충전소 인프라’, ‘구매 보조금’ 등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무엇보다 비싼 가격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큰 걸림돌이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구매를 망설이는 ‘젊은 세대’를 위해 따져봤다.

◇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종말?

전기차 구매에 앞서 내연차에 대한 큰 착각이 세계 각국의 내연차 판매 금지 조치가 내연차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은 오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2035년에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2035년부터, 볼보는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유럽에서 2035년, 국내와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2040년부터 전동화 차량만 판매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 역시 2030년까지 한국·북미·유럽·중국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최대 78%까지 높일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가 이처럼 자동차 전동화 바람에 동참하고 있지만 이는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2035년에도 적지 않은 수의 내연기관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수리를 위한 부품 수요나 정비 수요도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현재 시점(2022년)에서 내연차를 구매하더라도 전혀 문제는 되지 않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전기차 충전 비용 지금은 저렴하지만…평소 주행거리에 따라 달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1원 오른 리터(ℓ)당 1963.6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 충전 요금에 눈길에 갈 수밖에 없다. 전기차는 과금 방식(요금제), 충전속도, 충전 전압 등에 따라 충전 요금이 달라지는데, 충전기마다 단가가 다르고, 전비 손실 부분이 달라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충전 비용이 유류비의 3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기차는 비싸다. 싼타페 2.5 가솔린 터보 익스클루시브의 가격은 3156만원인 반면 이와 비슷한 차급인 전기차 아이오닉5 스탠다드 익스클루시브의 가격은 4695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경우 가격 차이가 줄어들지만 특히 사회 초년생에게는 부담이 된다.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평소 자신의 운전 행태를 분석하고 어떤 차량을 고를 것인지 최종 결쟁해야한다. 연 주행거리가 2만km 이상일 경우에는 전기차를 사는 것을 추천하지만 주행거리가 그리 많은 않은 사회 초년생은 내연기관차를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부지런하지 않다면‥전기차 구매 '신중해야'

충전은 전기차 오너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전기차에 가장 좋은 건 집밥(주거지에서 하는 충전)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전기 충전소 보급은 미비한 실정이다. 2020년 기준 전국 충전기 갯수는 6만4188기이고, 개인 및 아파트용을 제외한 공용 충전기는 급속과 완속을 합쳐 총 3만5379기(2021년말 기준)에 불과하다. 충전기 보급이 전기차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에 충전기가 있다고 해도 아파트 내 설치된 공용 급속 충전기는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대부분 완속 충전기라서 배터리를 가득 채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최근 전기차가 급격히 늘면서 충전 자리 찾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전기차는 동력원인 전기를 수시로 충전해야 한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이용자들의 1인당 평균 충전 횟수는 주 3.5회(주중 2.5회, 주말 1회)로 내연기관차 이용자의 주유빈도보다 잦다. 배터리 수명을 위해서나 충전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가득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가 많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들어 전기차 구매가 늘고 있는데 이에 반해 충전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금과 같이 전기차 판매가 늘면 늘수록 전기차 충전을 위한 전기차 소유자 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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