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시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낸다. 특히 기아는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 2030년 연간 100만대의 PBV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의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는 목표다.
기아는 30일 첫 번째 PBV인 ‘니로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2018년 출시된 1세대 니로 전기차(EV)를 기반으로 만든 파생 PBV로, 택시 전용 모델과 업무용 모델 등 2가지로 출시됐다. 특히 택시 전용 모델을 최초로 선보임으로써 이를 통해 친환경 전기택시 대중화를 가속화해 대기환경 개선 및 탄소배출량 저감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택시 전용 모델인만큼 택시 운전자와 탑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탑승객에게 여유로운 공간을 선사하기 위해 1세대 니로 대비 전고와 전장을 각각 80㎜(1세대 니로 루프랙 미적용 기준)와 10㎜ 늘리고, 루프 라인을 높여 1열과 2열 헤드룸을 각각 50㎜, 64㎜ 추가 확보했다.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서 내비게이션, 앱 미터기, 디지털운행기록계(DTG), 음성인식 등 택시 운행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이 통합된 '올인원 디스플레이(All-in-One Display)'를 탑재했다. 운전자가 손쉽게 동승석 시트 위치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워크인 디바이스 기능도 기본 적용했다.
이와 함께 고전압 배터리 보증에 대한 택시업계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기아는 일반 차량에 비해 주행거리가 긴 영업용 택시의 특성을 고려해 택시 모델에 한해 고전압 배터리를 업계 최장인 10년·30만㎞까지 보증한다.
택시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니로 플러스는 지난 12일 사전계약을 개시한 이후 27일까지 12영업일 동안 약 8000대가 계약됐다. 택시 모델과 업무용 모델의 비율은 각각 48%와 52%로 나타났다.
이처럼 니로 플러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동안 전기 택시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이를 충족시켜주는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니로 플러스는 택시 전용 모델로 출시된 만큼 운전자와 탑승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사항이 탑재됐다. 가격 경쟁력도 인기 비결이다. 세제 혜택 후 가격은 택시 모델 4420만~4570만원으로 서울시에서 택시 모델을 구매하면 환경부 보조금(700만), 환경부 택시 추가 보조금(200만), 서울시 보조금(200만), 서울시 택시 추가 보조금(100만) 등 총 1200만원을 지원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택시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보조금을 비롯해 유지비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