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업계 대장주인 KB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0.33% 오른 6만원에 장을 마쳤다. 우리금융지주는 0.34% 오른 1만4950원, 신한지주는 0.7%오른 4만3200원에 거래됐다. 하나금융지주는 0.92% 오른 4만9500에 마감했다.
금리 인상 신호가 지속해서 나타났던 지난 1월에 비해 주가는 약세를 보인다. 당시 코스피가 연초 대비 12%가 넘게 하락했지만, 금융지주는 10% 넘게 상승했다.
통상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의 이자 수익이 늘면서 주가도 상승한다. 금리 인상 시 예대차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변동 시 평균적으로 대출금리에는 빠르게 반영되는 반면 예금금리는 늦게 반영된다. 이에 따라 금리가 오를 때는 예대차익이 커지고, 금리가 떨어질 때는 예대차익이 작아진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가 연 1.5%에서 1.75%로 0.25%p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 26일 주요 은행사들의 주가는 내려갔다.
이날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0.67% 떨어진 5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금융지주는 0.33% 오른 1만4850원, 신한지주는 4만2350원에 거래됐다. 하나금융지주는 0.73% 올라 4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통으로 오전 10시경까지 상승하다가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되면서 오름세가 꺾였다가 마감 시간에 반등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먼저 반영됐고, 경기 침체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된 것이 상승세가 더딘 이유로 꼽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3.1%로 예상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둔화 시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은행들은 대출 공급을 줄인다. 이는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가계대출 이자가 오르면서 대출 수요 감소 우려도 있다. 신규 대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금리 인상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 김현기 애널리스트는 “3월 기준 가계의 월별 이자 부담은 전고점을 웃돌기 시작했다. 4월, 5월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에 추후 업데이트될 이자 부담은 이를 더욱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수요 서베이를 통해 보더라도 앞으로 대출 수요 증가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상승 모멘텀은 점차 둔화하겠지만 하방리스크도 제한적이다”면서 “이익에 기반한 배당 수익률이 주가를 지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은행주 합산 배당 수익률은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배당 수익률 6%수준에서 주가를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 은행의 이익 정체 구간이 오더라도 매년 배당 성향 상승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배당 수익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주가 또한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가라앉기 어렵겠지만 금리 인상이 은행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그동안 절대적으로 저금리 국면이었고 대출 원리금 만기 연장 등 정부의 코로나 금융지원 정책 영향으로 대손비용 증가 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