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김포 장릉 인근에 건설돼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가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같은날 경찰은 문화재청 허가 없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대표들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대광건영이 시공한 ‘대광로제비앙’은 서구로부터 지난 30일 사용검사 확인증을 발부받아 31일부터 오는 9월 14일까지 아파트 입주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광건영의 해당 아파트 단지의 입주는 오는 7월 이후였지만, 지난 13일 서구청에 사용검사 허가를 신청받아 입주가 가능했다. 입주 첫날에는 735가구 중 한 가구가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청 측은 서구는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은 제이에스글로벌과 대방건설도 사용검사 신청이 들어오면 마찬가지로 주택법에 따라 검토할 방침이다.

해당 아파트는 장릉 인근 문화재 보존지역에서 허가 없이 건립됐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하지만 법원이 건설사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공사 재개에 이어 준공까지 마무리됐다.

한편 같은날 인천 서부경찰서는 대방건설·제이에스글로벌·대광이엔씨 대표 3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경찰은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한 A건설사 직원 4명도 함께 검찰에 송치한다.

경찰은 당초 인천 서구청 담당 공무원 역시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지만, 사업 승인 과정에서 직무를 방기했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가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5백미터 안에서 높이 20미터가 넘는 아파트를 지으려면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상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함에도, 이를 어겼다며 공사중지명령을 내리고 해당 건설사들을 고발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인천 검단신도시의 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지난 2014년 이미 현상변경 허가를 받았고, 관할 구청의 주택사업 승인도 받은 만큼 법에 저촉될 게 없다고 주장해왔다. 

입주가 본격화됨에 따라 사실상 철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재청이 승소할 경우 해당 아파트 철거는 불가피해진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의 입주가 진행되면서 현실적으로 강제퇴거 조치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