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 감염병 지정된 원숭이두창 A to Z

2급 감염병 지정된 원숭이두창 A to Z

국내 유입 머지않았다는 관측…소아·임산부 특히 주의를
수두, 대상포진과 증상 비슷…차이점은 림프절 종대
“백신 제조사와 국내 도입 협의 중”

기사승인 2022-06-08 06:37:01
지난달 13일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시민이 탑승 수속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부가 8일 원숭이두창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같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 고시했다. 이날 0시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전세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빠르게 늘며 국내 유입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7일 “원숭이두창에 대한 효과성이 입증된 3세대 두창 백신을 도입하고자 제조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도입 검토 중인 백신은 덴마크 바이오 업체 바바리안노르딕에서 생산하는 사람 두창 백신 ‘진네오스’다. 유럽에서는 천연두 백신으로 허가받았지만,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이 백신을 원숭이 두창에도 쓸 수 있다고 허가했다.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이다. 사람 두창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다. 1970년 콩고에서 첫 인간 감염이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까지 원숭이두창 감염사례는 27개국 780건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9일과 비교해 확진자 수가 3배로 뛰었다. 

원숭이두창, 2급 감염병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원숭이두창이 2급 감염병이 되면 의료기관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또 감염자는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는다.

코로나19를 비롯해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A형 간염 등 22종이 2급 감염병이다.

원숭이두창 증상과 격리 기간은

초기 의심 증상은 38도 이상 발열, 두통, 림프절 병변(부종), 근육통, 요통, 무기력감이다. 1~3일 이후 얼굴 중심으로 발진증상이 나타나고 팔다리로 주로 확산된다. 증상은 약 2~4주가 지속된다.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자연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질병으로 인한 불편한 증상을 해소하는 치료 방법인 대증요법도 주된 치료법이다. 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약 3~6% 수준이다.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격리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WHO는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약 2~4주간 감염력이 있다고 본다. 또 피부 병변 딱지가 다 떨어질 때까지 격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확진자와 접촉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코로나19 백신.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파는 어떻게 될까

원숭이두창은 과거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던 양상과 달리 최근에는 사람간 전파가 주요감염 경로다. 사람간 전파의 주된 경로는 감염된 병변(물집, 딱지, 체액)의 직접 접촉이다. 발생 상황은 성관계, 키스, 껴안기,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상처 접촉이다.

비말 전파와 공기 전파도 가능은 하지만 드물다. 감염환자 체액, 병변이 묻은 매개체 접촉을 통한 전파도 가능하다. 

증상 비슷한 다른 질병과의 구분은 어떻게 하나


원숭이두창과 가장 증상이 비슷한 감염병은 수두다. 원숭이두창은 수두와 다르게 발진이 손·발바닥에서까지 나타난다. 목, 겨드랑이, 서혜부에 단단하고 압통이 있는 림프절 종대가 나타나는 것도 원숭이두창과 수두와의 주요 차이점이다.

대상포진 역시 수포, 농포로 발현하지만 피부분절을 따라 띠 형태로 분포한다는 점에서 원숭이두창과 차별성을 띈다. 또 대상포진에서는 원숭이두창에서 흔히 나타나는 림프절 비대 증상이 드물게 나타난다.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 내원하면 어떻게 대처할까

격리병실이 있는 의료기관에 의심 환자가 내원했다면 방역당국에 의심 환자 발생을 신고한 뒤 검체 검사를 질병청에 의뢰한다. 결과가 나올때까지 환자를 격리 병실에 격리하면 된다. 격리 병실이 없는 의료기관이라면 환자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피부 병변이 노출되지 않게 조치한 뒤에 격리 병실이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 이후 원숭이두창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환자는 중앙감염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게 된다.

국내 비축 사람두창 백신 쓰지 않는 이유는

질병관리청은 교차면역반응을 유도, 약 85%의 예방효과가 있는 사람두창 백신 3502만명 분을 비축하고 있지만 사용할 계획이 없다. 해당 백신은 생물테러나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 대비로 용도로 비축된 물량이다. 또한 1, 2세대 백신이라 접종 방법이 까다롭고 심근염, 뇌염, 각막염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 

방역 당국은 국내에서 급속한 확산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선제 대응을 위해 원숭이두창에 효과가 있고 부작용 위험을 줄인 3세대 두창 백신 도입을 논의 중이다.

원숭이두창 특히 더 주의해야 할 집단은

방역당국이 규정한 원숭이두창 고위험군은 적절한 개인보호장구 없이 원숭이두창 확진자 또는 의심자와 접촉한 사람(성적접촉, 동거인)이다.

원숭이두창에 걸렸을 때 경증에서 끝나지 않고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집단도 있다. 김연재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 감염내과 전문의는 지난 3일 의료인 대상으로 실시한 원숭이두창 대응 교육을 통해 “소아, 임산부, 면역 저하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언급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원숭이두창 대책반을 가동 중이다. 또 같은날 원숭이두창의 위기경보 단계를 4단계(관심, 주의, 경계, 심각) 중 ‘관심’ 단계로 지정했다. 국내 환자가 발생하면 ‘주의’ 단계로 올릴 방침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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