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구강검진에서 파노라마 도입 필요성 [기고]

국가구강검진에서 파노라마 도입 필요성 [기고]

대한영상치의학회장 한원정…구강보건의 날 특별기고

기사승인 2022-06-09 09:43:20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발표한 지난 2020년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으로 치은염 및 치주질환(K05)이 1위, 치아우식(K02)이 4위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2대 구강질환인 치주질환과 치아우식이 다빈도 질환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요양급여 비용의 총액도 대표적인 구강질환에서 많이 지출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치아 및 지지구조의 기타장애(K08)의 요양급여 비용과 보험자부담금의 지출이 높았고, 이는 임플란트 건강보험 급여화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구강건강 관리는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되어 2007년부터 국민건강검진 항목으로 포함되었으며 현재 2년마다 치과의사의 육안 구강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검진 대상자들은 구강검진이 일반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구강검진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이는 구강검진의 실효성 논란으로 이어져왔다.

실제 국가 구강검진 수검률은 30% 안팎이며 육안 구강검진만으로는 대표적인 구강질환의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그 효과 또한 뚜렷하지 않다.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시행되고 있는 현재 구강검진은 육안으로 확인되는 협설면 치석, 경도의 치아우식 정도만 확인이 가능하여 치조골 파괴가 진행된 치주질환이나 인접면 우식증 및 치근단 염증의 진단이 어렵고 낭이나 종양 등의 악골내 병소의 진단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치주질환은 세균 등에 의해 치주조직이 파괴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질환이 진행되면 궁극적으로 치아를 상실하게 된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지지하는 치조골 흡수와 주변조직의 염증을 동반하게 되는데 육안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X ray 촬영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다. 환자들이 종종 “갑자기 치아가 흔들리고 피가 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치아를 둘러싼 조직들의 파괴 및 염증이 이미 많이 진행되었으나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웠을 뿐이다. 또한 인접면 우식증과 수복물 하방에서 발생하는 2차 우식증 역시 육안 관찰이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건강검진의 육안 구강 검진은 정확한 진단이 불가하므로 조기에 질병을 진단하고자 하는 구강검진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구강검진시 상·하악의 치아와 주변 및 지지조직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파노라마 영상 검사를 도입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파노라마검사는 상·하악골 및 안면 구조를 포함한 넓은 부위를 1장의 방사선영상에서 관찰할 수 있고, 현재 국민건강검진에서 시행되고 있는 흉부 방사선 검사보다 방사선 노출량도 낮은 수치이다. 파노라마 검사는 치주질환, 치아우식증, 치수 및 치근단 질환의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준다. 또한 육안과 촉진만으로는 진단 자체가 불가능한 악골에서 발생하는 골수염, 낭, 종양, 기타 골질환 등의 발견에 효과적이다. 악골 내부의 병소들은 발생빈도는 낮지만 진행하게 되면 광범위한 골파괴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구강검진시 파노라마 검사를 추가하게 된다면 구강검진의 실효성을 높이게 되어 궁극적으로 치아상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임플란트 건강보험 급여화의 단계적인 보장성 확대(2016년 만 65세 이상)와 임플란트 수요 증가로 인한 요양 급여 입플란트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고 국민 삶의 질도 향상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낸 ‘구강검진제도 개선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는 치주질환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는 40세부터 파노라마 검사를 도입하고, 구강질환의 진료 환자수가 가장 많은 50-55세에서 2차 파노라마 검진 도입을 제안했다. 대한영상치의학회도 파노라마 검진 도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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