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플레이션’ 여름휴가 포기?…2030 “우린 달라”

‘베케플레이션’ 여름휴가 포기?…2030 “우린 달라”

기사승인 2022-06-12 06:11:01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 직장인 홍모(28ㆍ여)씨는 최근 코로나19가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올 여름 휴가를 하와이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비행기 티켓을 사기 위해 항공권 가격을 알아보고 올해도 해외여행을 가지 않기로 했다. 항공권 값이 코로나 이전 대비 2배 이상씩 폭등했으며, 숙박비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행기 운항 수가 적어 원하는 날짜에 항공권을 사기에 불가능해보였다. 홍씨는 “차라리 이 돈으로 국내 호캉스를 가거나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내년에 해외여행을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일상회복으로 해외여행에 제한이 사라지고 있지만, 증가한 여행 수요와 유류비 인상으로 항공권 가격이 폭등하면서 2030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휴가를 포기하는 ‘방콕족’이 늘고 있다. 코로나 이전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진 항공권 가격을 감당하느니 차라리 휴가를 미루거나 집에서 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중 여름휴가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했던 2030 직장인에게 있어 여름휴가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올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할 지 고민하고 있는 젊은 직장인들은 어떤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 여름 성수기를 피해라…비성수기 적극 활용
 
코로나19로 축소됐던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8일 정상화하면서 항공업계도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게다가 이날부터 인천공항 도착편수 제한(슬롯 제한)과 비행금지시간(커퓨) 등 국제선 증편 주요 규제들이 해제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도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할 때 7일간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여부, 내외국인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해외 입국자 격리 의무가 사라진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발생 이전 5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복원하기로 하면서 올 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여름 휴가철 항공료가 치솟고 있다. 9일 기준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7월 인천~괌 노선 4인 가족(대인 2인, 소인 2인) 기준으로 검색하면 왕복 약 347만원이 든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동일한 기준으로 약 150만~280만원 정도였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항공료가 2배 이상 올랐다. 숙박비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5성급 호텔의 하루 평균 숙박비는 약 226.5유로(약 30만5000원)로 작년과 비교해 23% 상승했다. 2성급 등 저렴한 호텔들의 하루 평균 숙박비 역시 40%가량 오른 66유로(약 8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7~8월 보다는 이보다 이른 6월이나 9월 이후로 휴가를 미루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국토교통부가 여름 휴가철인 7~8월 정기 항공편의 운항 허가를 얼마나 내줄지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특가 상품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국제선 단계적 복원 방침에 따라 7~8월 정기 항공편 운항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항공권 인하 가능성도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가 그 사이 끝나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다면 유류할증료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 여름휴가 아닌 겨울휴가는 어때?
 
여름휴가가 아닌 겨울 여행 계획을 세우는 2030대 직장인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이번 여름은 연차와 돈 모두 아끼면서 집에서 보내고 대신 겨울에 따뜻한 동남아를 가기로 여행을 미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고모(35)씨도 “일단 이번 여름은 경기도나 강원도 쪽으로 짧게 다녀온 뒤 겨울에 미국 뉴욕으로 떠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겨울 항공권도 빠르게 소진 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겨울 항공권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가격이 싼 항공권은 거의 다 소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최대 5만원 지원하는 ‘숙박대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숙박대전 2022’을 활용하면 국내 숙박비를 최대 5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11번가·야놀자·여기어때·인터파크·위메프·티몬·웹투어 등 23개사 24개 채널의 온라인 여행사가 참여한다. 이들 24개 여행사로 국내 숙박을 예약하면 8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특별 할인쿠폰(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참여 지자체는 대전을 비롯한 강원·경기·경북·대구·부산·세종·인천 등 총 8개다.
 
위메프 관계자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주요 여행지 숙소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라며 “국내 여행지 추천은 물론 빠르고 저렴하게 여름휴가를 준비할 수 있는 혜택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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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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