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코로나 이후 술 문화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마셔라, 부어라’였다면 이제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무엇보다 소비자 선택폭이 많아졌다는 것이 큰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과 홈술·혼술 등의 확산으로, 부담 없이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무알콜 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향후 무알콜 시장을 선점할 맥주는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이 무알콜·논알콜 맥주를 마셔본적 있는 2030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월 1회 이상 무알콜 혹은 논알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경우 주류가 아닌 음료로 구분되며, 알코올이 전혀 없으면 무알콜, 1% 미만이면 논알콜 (비알콜)에 해당된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52.4%로 가장 많았고, ‘취하고 싶지 않아서’ 라는 답변이 43.4%를 차지했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상황으로는 ‘모임이나 회식자리에서 분위기만 맞추고 싶어서’가 50.4%로 가장 많았다.
맛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무알콜 맥주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응답자 56.4%가 ‘맛’을 꼽았다. 이어 알코올 함량 18.4%, 칼로리 8.6% 순으로 나타났다.
또 무알콜과 논알콜 맥주가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무알콜과 논알콜 맥주가 음주 운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라고 답한 비율이 64%를 차지했다.
맥주업계에서는 이같은 소비변화에 따라 무알콜·논알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최근 논알콜 음료 ‘버드와이저 제로’를 국내에 출시했다. 버드와이저와 동일한 원료와 발효 과정으로 제조해 맥주 맛은 살리고,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해 도수는 0.05% 미만으로 맞췄다.
밀맥주로 유명한 호가든도 ‘호가든 제로’를 500㎖ 캔 제품으로 출시했다. 기존 호가든과 같은 원료를 사용해 동일한 발효 숙성을 거치고 알코올만 추출했다.
논알콜 맥주인 ‘하이네켄 0.0’을 판매 중인 하이네켄은 ‘논알콜로 치얼스’ 캠페인을 펼친다. 논알콜 맥주로도 함께 건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캠페인 영상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술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국내 무알콜 맥주도 급성장하고 있다. 카스 0.0, 하이트제로 0.00 모두 온라인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스의 경우 2020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400만캔 이상 실적을 올렸다. 올해 1분기 하이트제로 0.00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45% 늘었다.
제주맥주도 최근 논알콜 맥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은영 제주맥주 COO는 “논알콜 맥주는 현행법상 주류의 온라인 유통이 불가능한 사업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이라며 “이는 디지털 소비에 최적화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