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이 뭐예요?”…청년에게서 멀어지는 역사

“호국보훈의 달이 뭐예요?”…청년에게서 멀어지는 역사

2030 세대, ‘6월 호국보훈의 달’ 모르기도
전문가 “정치권이 반성하고 해결해야”

기사승인 2022-06-10 18:18:23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   사진=박효상 기자

현충일과 6·25 전쟁일, 제2연평해전 등이 있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돼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는 달이다. 여야 의원들도 현충일과 6·10 민주항쟁 기념식 등에서 정치적 사과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청년의 관심도는 높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이 대표격인 현충일 연휴 기간 차량 공유서비스 쏘카 이용건수가 3배 넘게 폭증했다. 지난 6일 쏘카는 6월 5일부터 6월 6일까지 쏘카 이용 건수(사전 예약 건수 기준)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인 지난 1월 1일~4월 17일 주말 평균 대비 239%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어났지만 호국보훈 관련 장소에는 그만큼의 사람이 방문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한열기념관 관계자는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현충일은 공휴일이어서 개관하지 않아 방문객이 없었고 6월 통계는 아직 없다”며 지난해 통계 자료에 대해서도 “코로나 때문에 방문객이 많이 준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동객이 많은 연휴였지만 역사 유적지에는 발길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여러 장소의 방문자 통계를 살펴봤을 때 사람들은 역사보다는 체험을 더 즐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9년 주요 관광지별 입장객 수를 조사한 결과 용인 에버랜드에 한 해 660만5814명, 서울 롯데월드에 578만6118명이 방문했다. 역사 관련 장소인 서울 경복궁엔 534만6746명,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엔 335만4089명이 갔다.

2030 청년들은 이러한 상황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반응했다.

20대 대학생 A씨는 호국보훈의 달을 잘 모른다는 답변을 했다. 그는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호국보훈의 달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10일이 민주항쟁 기념일이라는 사실도 몰랐다며 “휴일도 아닌데 어떻게 아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30대 직장인 B씨 또한 이날 통화에서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사실은 알지만 크게 인지하고 있지 않다”며 “5월 가정의 달은 여러 행사가 있는데 이번 달은 정부 부처만의 행사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년들의 역사 인식이 정치권의 문제 때문에 생겨났다고 판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청년들이 역사에 관심을 두게 하려면 정치권이 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 세대는 신자유주의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세대”라며 “그런데 정치가 (자유를 추구하는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공동체 의식을 망쳤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열심히 일한 사람이 잘사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지금 정치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게 아닌 정권을 가져가는 것 등에만 관심이 있다”며 “(양당 체제 극복 등) 정치를 풍성하게 해야 청년들의 공동체 의식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들이 정치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게 비극”이라며 “청년 스스로 진지하게 공부하고 바꿔나가면 좋겠다”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장은 청년들의 역사 인식에 대해 “지금 청년들은 호국보훈에 남다른 관심을 두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며 “천안함 피격 사건이나 대북 문제에 대한 청년의 여론 등을 보면 그렇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나 정치권이 청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애국의 길을 보여주고 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의 관심에 비해 정치권이 연결점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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