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 된 삼성전자…10위권 기업 줄줄이 약세

‘5만전자’ 된 삼성전자…10위권 기업 줄줄이 약세

기사승인 2022-06-17 14:10:08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에 흔들리던 코스피는 장중 2400선이 깨졌고, 대장주 삼성전자는 ‘5만전자’로 밀려났다. 

17일 오전 1시57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200원(1.97%) 내린 5만97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가 5만원대가 된 것은 2020년 11월4일 5만8500원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미국의 물가 폭등으로 인한 긴축 우려에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7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75%p 금리를 인상한 직후 글로벌 증시는 예상을 벗어난 안도 랠리를 펼쳤다. 전날 삼성전자는 8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5만전자를 피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공포가 가시지 않으면서 투심이 얼어 붙자 시장에 반영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실적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6조3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를 7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목표주가(8만8000원)보다 10.23% 큰 폭으로 낮춘 것이다.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은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결국 누적돼 올해 후반기부터 세계 경제에 더욱 부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까지는 수요 둔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수요 둔화를 감안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60조1000억원)를 기존보다 3.1% 낮추고 목표주가를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조정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총 기준 10위권 기업들이 장중 대부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양대 대장주인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보다 1.64%(1600원) 내린 9만5800원에 거래되고 있어 2019년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3월 장중 15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일 보다 1.05%(4500원) 빠진 42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현대차도 17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장 초반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2.31%(4000원) 떨어진 16만9000원에 거래 됐다. 현대차가 17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이후 약 3개월만이다. 1시 57분 기준 현대차는 17만1500까지 올라갔다.

LG화학도 지수 변동성 확대에 전 거래일 보다 0.51%(3000원) 하락한 58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초반 3.77% 내린 56만2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네이버(NAVER)와 카카오가 동반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장 초반 네이버는 23만2500원까지 내려 닷새 연속 신저가를 기록했고 카카오도 7만2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썼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0.50%), NAVER(-0.42%), 기아(-1.30%) 등이 하락 중이다. 유일하게 삼성SDI가 전 거래일 보다 2%(11000원) 오른 56만원에 거래 중이다.

이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증시 전반에 하방 압력이 거센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증시는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2.42%, 3.25%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 넘게 급락한 1만646.1로 거래를 마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가 전 세계 중앙은행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긴 어렵다”면서 “당분간 기술적 반등 폭도 제한적일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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