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을 둘러싼 각종 대출·세금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규제 완화가 오는 3분기부터 본격 시작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5월 경제전망’을 통해 “향후 주택매매가격은 정부의 세제 및 대출규제 완화, 재개발·재개발 기대감 등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1년간 한시 배제에 더해 추가적으로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등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다만 높은 대출금리, 주택가격 고평가 등은 주택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도 주택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3월(104), 4월(114) 순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LTV 규제 완화 등의 시행은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한은 ‘BOK 이슈노트’에 실린 자산으로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징·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 연구진은 LTV 상향 조정시 서울지역 아파트 구입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서울지역 아파트의 자산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정부는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을 공개했다. 대출과 세금 규제 완화에 대한 주요 내용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 일괄 적용 △총부채원리상환비율(DSR)에 장래소득 반영을 통한 청년층 대출한도 확대 △공정시장가액비율 45% 하향조정 등이다.
먼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완화된다. 올해 3분기부터 중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LTV를 80%로 일률 적용한다. 생애 최초 구입자의 LTV 혜택을 받아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올렸다.
당초 생애최초로 수도권 투기 과열지구에 있는 6억원의 주택을 살 때 LTV 60%를 적용받아 3억6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면 비율 상향에 따라 최대 4억8000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시 장래소득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DSR은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돈을 갚을 수 있을 만큼 빌리게 제한을 둔 제도다. 청년층의 경우 현재 소득이 낮게 잡히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불리하게 책정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DSR 산출에 장래소득 증가 가능성이 높은 연령층의 대출한도를 늘렸다. 현행 20대 초반 38.1%, 30대 초반 12.0%에서 각각 20대 초반 51.6% 30대 초반 17.7%로 확대했다.
직접적인 감세 혜택은 아니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면서 다주택자도 일부 세금 부담이 덜어지게 됐다.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45%로 낮췄다. 100% 적용하던 종부세는 60%로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점진적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안정화를 도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전정부 수준으로) 대출규제를 확 풀어주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될 경우 매수수요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점진적인 접근을 시작으로 이후에 생애최초가 아닌 일반 매매거래에 대한 LTV와 DSR 차주 규제 완화 등을 거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