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청년주거정책, 역대 정부 실책 극복할까

윤석열표 청년주거정책, 역대 정부 실책 극복할까

기사승인 2022-06-23 06:00:14
윤석열 대통령. 사진은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제주도 유세 현장.   사진=곽경근 대기자

윤석열 정부는 ‘청년원가주택’으로 청년 주거안정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공공분양 형식에 역대급 물량이라는 윤석열표 청년 주거 정책 실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대선은 ‘부동산 선거’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28번째 부동산 대책에도 치솟는 집값은 잡을 수 없었고 영끌 행렬이 이어지면서 또다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여기에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부동산에 대한 민심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청년층의 박탈감이 상당했다.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 때문에 대선후보들은 앞 다퉈 청년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시절 1호 공약으로 ‘청년 주거 정책’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발표된 공약이 청년원가주택 등 50만호 공급이다.

청년원가주택은 건설 원가 수준의 주택을 공급해 청년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집을 살 때 분양가 20%만 내고 나머지 80%는 장기 저리로 빌려줘 원리금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금융지원도 이뤄진다. 5년 이상 거주한 뒤 집을 국가에 매각하면 매매차익의 최대 70%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당선 이후에도 청년 주거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지속해서 내비쳤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으로 청년간담회를 택한 뒤 공약 실현을 거듭 약속했다.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LH기업성장센터에서 “윤 대통령이 청년 주택을 챙기는 것을 1호 일정으로 하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윤석열표 주거공약, 역대 정부와 어떻게 다른가 

역대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은 주거복지 측면에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에서 공통점을 갖지만 대상과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주거취약계층으로 포괄하지 않고 청년으로 한정해 공급한다는 점 △공공임대가 아닌 공공분양을 추진한다는 점 등이다. 

진미연 LH정책지원TF단장은 “과거 정책들이 무주택, 서민, 중산층 등의 개념을 놓고 포괄적으로 접근했다면 ‘청년’을 타이틀로 나온 정책은 처음”이라며 “또 임대주택과 달리 청년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는 무주택서민 주거안정 정책으로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시행했다. 당시 시세의 50~80%선에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이른바 반값아파트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 당첨자에게 과도한 시세차익이 돌아가고 민간주택시장 위축 등의 논란을 낳으면서 다음 정부 들어 폐기 수순을 밟았다.

박근혜 정부는 대표적인 청년주거대책으로 행복주택을 추진했다. 젊은층과 고령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철도부지 등 국·공유지에 주택용지를 조성해 보증금과 월세를 시세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선정된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문재인 정부는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 ‘신혼희망타운’을 대대적으로 공급했다. 연 1.3% 고정금리로 집값의 70%까지 대출해주는 전용 모기지 상품을 제공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좁은 평수에 입지 여건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량 미분양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쓴맛’ 남긴 역대 정부들, 尹정부는 다르려면

역대 정부에서 청년 주거지원을 위해 다양한 도입됐지만 주민 반발에 미분양 사태까지 큰 효과를 낳진 못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역대 정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원가주택이 연속성을 갖고 다음청년에게까지 혜택이 이어지는 순환적인 구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진 단장은 “영국의 경우 원가주택이 순환적으로 운영된다. 청년에게 먼저 원가로 공급됐다면 이후 해당 주택이 매각될 시 또 다른 청년에게 주택을 살 기회게 돌아가게 된다”며 “원가주택이라는 것이 다음 주택에 사는 청년에게까지 혜택이 이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범위, 대상 등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원가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토지비와 건축비만 책정하면 인건비, 자재비 등은 누가 부담하는 것인가”라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부족하기 때문에 좀 더 명확한 구상안을 발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산규모나 가구 형태 등 광범위한 청년층을 고려한 정책이 마련돼야한다고 이야기했다. 진 단장은 “일단 청년의 범위가 너무 넓다. 연령도 마찬가지”라며 “정책이 가진 청년은 더 우대받고 어떤 청년은 시장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재정 지원의 적극성도 거론된다. 진 단장은 “원가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타협이 필요하다. 시세와 원가의 갭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이 있다”며 “결국은 정부의 재정투자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주거정책에 들어가는 재원 안에서 임대주택과 청년원가주택 등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