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철근·콘크리트 업체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분양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지부는 이날부터 공사비 협상에 비협조적인 13개 시공사, 15개 공사현장을 상대로 셧다운에 돌입했다. 애초 60개 현장이 셧다운 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주말 막판 협상 재개 의사를 보인 34개 현장을 제외했다. 공사중단 당일인 이날도 11개 현장에 대한 셧다운을 추가로 철회했다.
‘셧다운’ 대상 시공사에는 GS건설(2곳)·삼성물산(1곳)·SK에코플랜트(1곳) 등의 대형 건설사도 포함됐다. 삼성물산에서 시공 중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 3공구)의 현장 공사도 중단된다.
건설현장 셧다운이 반복되면서 하반기 분양시장에도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철근·콘크리트 업계는 앞서 지난 3월에도 하도급대금 증액을 요구하며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한 차례 공사 중단을 감행한 바 있다. 이후 4월에는 호남·제주 지역 업체들이 맡고 있던 전 현장의 공사를 중단했고 5월에는 부산·울산·경남지부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며 셧다운에 들어갔다.
추가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한 상황이다. 김학노 철근콘크리트 서·경·인 사용자연합회장은 “다수 대형사들이 공사비 증액을 구두로 약속하고 셧다운 철회를 요구한 분위기다”며 “향후 약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반기는 현재보다 더한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어 셧다운 예고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고 전했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잇달아 오른 건자잿값 여파로 분양이 줄줄이 연기된 바 있다. 국내 최대 재건축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다. 동대문구 이문1구역과 은평구 역촌1구역 등도 분양가 산정 문제 영향으로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서울 상반기 아파트 분양 물량은 76%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분석업체 부동산 인포에 따르면 서울 상반기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은 지난 1월 말 기준 24개단지 9734가구다. 그러나 5월 중순을 기준으로 기존 분양물량과 6월까지 계획물량을 포함한 물량은 2350가구로 1월 말에 비해 75.9% 감소했다.
한편 최근 건설 원자잿값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 영향으로 폭등했다. 지난해 t당 50~60만원 선을 기록한 철근값은 최근 100만원대로 약 두 배 뛰었다. 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레미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올랐다. 시멘트 가격도 지난해 t당 7만원대에서 올해 초 9만2000원대로 최대 17% 올랐고 레미콘도 13% 값이 뛰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