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이 겹쳐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2030세대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영끌’해서 투자를 했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최근 한국지방세연구원이 발간한 ‘영끌한 2030세대와 주택가격 하락기 정책적 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이후 주택 증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구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지난 2017년 12월까지 5년 동안 주택거래 가운데 증여비율은 5.4%였으나 2018년 이후부터 올해 5월까지 해당 비율은 7.8%로 2.5% 이상 높아졌다.
특히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눈에 띈다.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가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조회 결과 부동산 대란이 일어났던 지난해 7월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는 한 달 사이 14% 급증한 4억1149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해당 시기 2030세대의 주택 매입이 각각 3.7%, 5.7% 증가하며 매수 심리가 높아졌다.
집값이 폭등하자, 추격하는 2030 매입자가 늘었다. 이 시기 20대 이하와 30대가 매입한 주택 수는 전월 대비 각각 3.7%, 5.7% 늘었다. 반면 나이가 많을수록 같은 시기 주택 매수세를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40대 이상의 전 연령대에서 매입 주택 수가 전월보다 감소한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문제는 금리 인상이었다. 지난해 7월 0.5%였던 기준금리는 1년 사이 6번 인상돼 2.25%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6%를 넘어서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영끌의 부작용이 심화되며 3개 이상 금융사에 돈을 빌린 30대 이하 다중 채무자가 늘고 있다. 진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조사 결과 지난 3월 말 기준 30대 이하 다중 채무자 차주는 137만9700명으로 2년 전(128만2239명)보다 9만7461명 증가했다. 대출액(157조968억원)도 같은 기간 25% 늘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030세대 영끌 투자에 대해 “현 세대는 3% 수준의 대출 금리가 평생 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얼마나 갈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금리가 0~3% 수준에 머물 것 등을 고려하며 경제활동을 하기보다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상빈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도 “모든 국가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저금리시기에 주택을 매입한 2030세대의 대출 부담이 소득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고정금리 전환 및 재산세 이연, 비축주택 매입 등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2030세대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