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이 어려웠던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모아타운 1차 공모 결과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마포구 성산동, 망원동과 중랑구 면목동 등 21곳으로 모두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주거지다.
모아타운은 단독으로 진행하기에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노후 주택이 뭉쳐 재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사업 규모로 ‘미니 뉴타운’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단독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규모의 빌라들을 신·구축 가릴 것 없이 통합해 소규모 정비사업에 버금가는 규모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최근 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마포구 성산동(8만3265㎡), 망원동(8만2442㎡) 등 21곳의 후보지 가운데 16곳이 5만㎡를 넘겼다.
통합 개발 소식에 해당 빌라 일대는 들뜬 모습이다.
모아타운 사업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마포구 성산동 일대 지역 주민은 “주차 공간이 협소해 매번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사업이 잘 추진돼 지하주차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주민도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경사가 원만해지고 계단이 아닌 엘리베이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의 신속성도 주목된다. 모아타운은 일반 재개발 사업보다 간소한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모아타운 후보 지역 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모아타운은 일반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일부 절차가 생략돼 3~5년 정도 사업 기간 단축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오 시장 임기 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모아타운은 정비계획 수립, 조합추진위 승인,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의 과정을 생략한다. 다만 일반 재건축 사업과 마찬가지로 조합설립 인가를 위한 주민 동의는 필수다.
이처럼 후보 지역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재건축·재개발이 쉽지 않은 지역에 틈새 공급을 하는 취지는 바람직하다”며 “다만 물량이 적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기 내 시범 단지가 몇 단지 나오겠지만 다음 서울 시장에서 사업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기존 원주민들에 대해 임대 아파트 공급 부족 문제 등을 확실하게 해결해야 사업이 원활하게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모아타운 대상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가 9월 5일까지 2차 공모를 받고 있어서다. 자치구에서 재개발이 어렵고 기반시설 정비가 필요한 곳을 발굴해 서울시에 신청하면 공모 결과가 10월 중 발표될 계획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최종 사업지가 확정될 예정인데 후보지의 70%정도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세한 것은 서울시의 심의 결과를 통해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