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정비창 개발에 탄력받는 현대차 UAM 사업

용산 정비창 개발에 탄력받는 현대차 UAM 사업

기사승인 2022-07-29 06:00:32
서울시가 용산을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든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UAM은 개인용 비행체(PAV)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해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전세계가 메가시티화(인구 1000만명 이상 거대 도시화) 되면서 거주자 이동 효율성은 급격히 나빠지고 물류와 운송에 드는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UAM은 PAV를 활용해 활주로 없이도 도심 내 이동을 가능케한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했다. 용산정비창 일대 약 50만㎡를 초고층 마천루와 녹지가 함께하는 ‘아시아 실리콘밸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최초로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지정, 법적 상한 용적률인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도 들어설 전망이다.

아울러 용산역과 인접한 부지에는 지하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과 함께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연결하는 대중교통환승거점인 ‘1호 모빌리티 허브’도 만들기로 했다.

‘모빌리티 허브’ 조성 핵심은 UAM에 있다. 서울시는 2025년 UAM 기체 상용화에 맞춰 김포공항-용산국제업무지구 시범노선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비행기를 타고 인천‧김포공항에서 내려 UAM을 타고 용산에 도착한 뒤 GTX나 지하철로 환승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인천공항⋅잠실⋅수서 등 서울시내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UAM 노선도 구상 중이다.

현대차는 일찍이 UAM 사업을 그룹 미래 주력 사업으로 삼고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2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는 실물 크기의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정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우버와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시와 국내 UAM 산업의 성공적 실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항공안전기술원과 협력해 UAM 기체 및 인증기술 개발하는 등 국내 UAM 생태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같은 해 10월 슈퍼널은 영국의 알티튜드 엔젤, 독일의 스카이로드, 미국의 원스카이 3개 사와 기체 개발, 운영 체계 등 업계 공통표준 수립 등을 골자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도 UAM을 자율주행과 로보틱스에 이어 그룹 핵심 미래사업 영역으로 제시하며 "이동의 영역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UAM은 '최상의 품질을 갖춘 천상의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는 의미를 담은 '슈퍼널'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오는 2028년 상용화 목표를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신기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 주력 계열사 3사가 로보틱스, 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19일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업무 협약(MOU)를 맺었다. 롤스로이스는 보잉·에어버스 등 민간항공기 제작사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군사용 항공엔진·해상 발전기시스템 등을 만든다.

양사는 2025년까지 수소연료전지로 가는 전기 항공기를 시연하는 것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이 개발중인 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배터리 추진 시스템, 슈퍼널이 개발 중인 UAM 기체의 배터리 추진 시스템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용산은 현대차 UAM 사업 핵심 거점이 될 예정이다. 기존의 서울 용산구 원효로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 부지에 지하 5층~지상 7층, 연면적 6만7000㎡ 규모의 도심형 미래연구소가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양재동 본사와 남양연구소 등지에 흩어져 있는 국내 UAM사업부문을 이곳으로 통합이전해 기체 개발 및 사업 추진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UAM 사업에 있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시장 잠재성이 큰 만큼 현대차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이 2022년 450억달러(약 59조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93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 KT 등이 주축이 된 UAM컨소시엄, SK텔레콤과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하는 K-UAM 드림팀 등 여러 기업이 협업하는 형태로 생태계 조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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