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승객 탑승거부 논란…대한항공 "안전상 어쩔 수 없는 선택"

자폐증 승객 탑승거부 논란…대한항공 "안전상 어쩔 수 없는 선택"

기사승인 2022-07-29 17:43:41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는 고객 탑승을 거부했다는 사연에 대해 대한항공은 "해당 승객은 보호자의 통제를 따르는데 지속적으로 문제가 있었기에 운항 중 항공기 및 승객의 안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승객의 하기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은 29일 "승객은 해당 항공편 탑승 후 기내 전·후방을 배회하다가 탑승교 바깥으로 뛰쳐나갔으며, 좌석에 앉아 달라는 수 차례 요청에도 착석하지 않았다"라며 "특히 안전운항 절차 상 기내에 탑승한 승객이 기내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기내로 들어오는 행위는 금지되나, 이러한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 보호자인 동반인이 따라다니며 제지하려했으나 착석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승객이 보호자의 통제를 따르는데 지속적으로 문제가 있었기에, 운항 중 항공기 및 승객의 안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승객의 하기를 결정했다"고 입장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해당 승객은 예약과 탑승수속카운터, 탑승구에서 자폐 스펙트럼 여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안전 운항이 보장되는 상태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폐 아들을 둔 A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26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대한항공에 탑승했다. 탑승수속 때도 아들이 자폐임을 밝혔고, 검색대를 지날때도 최종 탑승 대기실에 입장할 때도 계속 '우리 아들 자폐예요'라는 말을 반복하며 탑승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측은 "기내 규정을 따르기 쉽지 않은 승객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동반인의 통제에 따를 수 있어야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 등을 통해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지난 27일 자폐 아들을 둔 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항공 프리스티지 자폐인 탑승거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26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대한항공에 탑승했다. 탑승 후 생각보다 너무 좁은 환경에 아들이 답답했는지 밖으로 도망 나갔고, 이때 내가 데리고 오면 됐지만 여승무원 하나가 남직원에게 쫒아가라고 했다. 그 뒤에도 아이 주변으로 직원들이 다 몰려오는 바람에 아이가 흥분할 수도 있었는데, 당시 아이가 놀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이미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왔기 때문에 약을 먹였지만 불안한 마음으로 여러 번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했다"며 "잠시후 찾아온 승무원은 A씨와 아들에게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정말 '우영우' 정도는 되어야 사회에 나오라는 거냐"라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상심한 우리 딸 마음과 애써 지키던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들이 깨진건 어떻게 회복을 해야하나. 어떤 식으로 항의하고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우리 마음이 많이 안다치고 권리를 찾을 수 있는지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A씨와 아들에게 일반적인 항공권 환불 위약금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미사용 항공권에 대해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조치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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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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