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임대주택 추진···하계5단지, 층수보다 ‘속도’ 중요

초고층 임대주택 추진···하계5단지, 층수보다 ‘속도’ 중요

기사승인 2022-08-05 06:00:17
지난 1989년 준공된 서울 최초 임대아파트인 노원구의 하계5단지 아파트.   사진=김형준 기자

서울 내 대표 노후 주택 가운데 하나인 하계5단지가 초고층 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싱가포르의 초고층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을 보고 하계5단지를 유사한 방향으로 개발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계5단지 주민들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앞서 오 시장이 해당 아파트를 민간 아파트에 뒤지지 않는 고품질 아파트로 재탄생시킬 계획을 밝혀서다.

주민 측은 “이번 싱가포르 방문 시 언급으로 향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며 초고층 아파트도 좋지만 빠른 건축이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입주 시점을 2027년으로 최대 3년 앞당긴다고 했는데 90살이 넘으신 어르신들도 계셔 하루라도 빨리 사업이 진행되면 좋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사업 추진 일정은 불투명하다. 단지 내 경로당 관계자는 “앞서 오 시장이 저희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올해 하반기 사업 추진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단지 앞 공원에 임시 거주지를 마련한다고 했지만 확실하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인근 다른 아파트들은 개인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빠른 추진을 하고있는 반면 우리는 국책 사업이라 나서서 추진할 능력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계5단지 인근 서울중현초등학교.   사진=김형준 기자

이처럼 주민들은 조속히 재건축을 추진하길 원한다. 다만 하계5단지를 ‘피나클 앳 덕스톤’화 시킬 경우 공사 기간을 단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어 일조권 침해 문제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재건축으로 고층 아파트를 짓게 될 경우 학교 방향으로 그늘이 생기면 환경평가에서 심의를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동남아의 경우 햇빛이 강해 일조권 문제가 덜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법안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경로당 관계자는 “일조권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는 것보다 층수가 낮아도 좋으니 사업이 빨리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건축 속도가 강조되는 가운데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을 부수려는 오 시장의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 아파트 주민은 “재건축 이후 임대 아파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만약 고층 건물을 건축해 한 건물에 구분 없이 전부 같이 거주할 경우 갈라치기가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교수도 “굳이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할 게 아니라 신혼부부나 중산층 등도 함께 거주하는 형태를 추진해 서로 융화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다만 저소득층의 아파트 관리비 부담 등에 대해 국가에서 보조 정책을 마련하는 등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가용지가 부족한 상황이라 임대주택이 초고층이 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일조권 문제 등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 공익이냐를 두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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