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정쟁에 尹 지지율 하락까지…“민생은 뒷전”

與·野 정쟁에 尹 지지율 하락까지…“민생은 뒷전”

원내 주요 정당 모두 비대위 운영 전망
野, 대통령실 의혹 정조준…與 이재명 의원 공세
전문가 “민생 뒷전, 여당 책임 커”

기사승인 2022-08-09 06:10:01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안소현 기자

53일 만의 여야 대치 끝에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됐지만 협치는 실종된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초읽기에 들어가며 원내 1·2·3당 모두 비대위로 운영될 전망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도 낮아지는 추세여서 민생은 뒷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을 정조준했다. 윤 대통령 휴가 기간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이었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 공사 일부를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업체들이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아마 머지않은 시간 안에 내용 최종 검토가 마무리되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생각”이라며 “(현재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요구서 내용에는 대통령실 이전, 관저 이전과 관련한 ‘사적 계약’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등이 담길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접수) 시점은 금주 중에 될 가능성이 높다고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안소현 기자

민주당은 김 여사의 국민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와 탄핵 추진 등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국회 재적 의원 4분의 1(75명)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고 국정조사가 이뤄지기 위한 특위 계획서는 재적 과반 출석과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다만 국정조사 실시는 여야 합의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실제 실시 여부는 협상 카드로 남겨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를 구성해 ‘탈북어민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며 안보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한 당권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의원도 국민의힘의 공격 대상이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을 포함해 이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에 관해 연일 저격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현재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어 대야 공세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가 ‘당원권 6개월 정치’ 처분을 한 데 이어 비대위 전환에서 당내 마찰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지지율도 문제다. 지난 5일 한국갤럽이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 11.7%)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 24%, 부정 평가는 66%였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지지율 하락에는 ‘인사(23%)’ ‘경험·자질부족·무능함(10%)’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교육부가 내놓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도 부정 응답자가 평가를 한 이유(5%)였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을 만나지 않았던 사실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이는 박근혜 정부가 탄핵 국면으로 들어섰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던 때보다 낮은 지지율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016년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5%, 부정 평가는 64%였다.

누리꾼들은 정치권이 갈등을 빚는 모습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에서는 민생을 돌보지 않는 정치권이 우려된다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고 진보 성향 커뮤니티인 ‘보배드림’도 마찬가지였다.

에펨코리아 이용자들은 8일 “지금 전 세계가 경제난에 시달리는데 왜 (국민의힘은) 이준석을 건드려서 이 사달을 만드느냐”며 “펠로시 의장 문제는 고정 지지층도 붕괴시킬만한 사항”이라며 여당에 반감을 드러냈다.

보배드림 이용자도 이날 “민생을 챙겨야 할 때인데 이게 나라냐”며 “여당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민주당 비대위 체제, 정의당도 비대위 체제인 게 말이 되느냐”고 정치권을 향한 질타를 쏟아냈다.

전문가는 민생 회복 논의가 실종된 상태를 집권 여당의 책임으로 바라봤다. 국정 운영에 관한 책임 의식이 없어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치권은 민생이 중요하다고 말만 하고 정작 돌보지는 않는다”며 “그게 이번에 명확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집권 여당의 경우 이렇게 무책임한 당은 처음”이라며 “이준석 대표 때문에 민생을 잘 못 돌봤다고 생각했으면 ‘이 대표에 대한 처분이 내려진 뒤엔 민생을 잘 보게 됐다’고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민생에 대한 개념과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국정 책임자라는 의식이 전혀 없는, 처음 보는 여당”이라며 “오히려 야당이 민생을 챙기자고 얘기하는 등 (여야가) 거꾸로 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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