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일부 건설사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전망은 미지수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건설의 2분기 매출액은 5조5794억원, 영업이익은 175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27.3%, 24.4% 상승했다.
삼성물산은 매출액 3조359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각각 26.3%, 37.2% 증가했고 GS건설도 매출액 3조479억원, 영업이익 164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36.6%, 31.6% 올랐다.
이번 건설사들의 실적 상승은 해외 사업과 주택 부문 반영의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각각 사우디 마르잔 공사, 베트남 복합화력발전소 등 해외 사업 성과를 포함했고 GS건설도 오만 바르크 공사를 시작하면서 4260억원의 매출을 확보하는 등 이익이 증가했다.
다만 모든 건설사들이 웃은 것은 아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대우건설, DL이앤씨 등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현산의 2분기 매출액은 9595억원, 영업이익은 6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은 18.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6.4% 줄었다.
대우건설은 매출액 2조4409억원, 영업이익 8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매출액이 10.6%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이 55.1% 떨어졌다. DL이앤씨는 매출액 1조8770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41.2% 감소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에 대해 “주택건축부문 대규모 원가율 현실화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2분기 건설사들의 희비가 갈린 가운데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멘트 가격 인상이 주목된다. 삼표시멘트가 다음 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만1000원(11.7%) 인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 역시 현재 톤당 9만2200원인 시멘트 가격을 10만6000원으로 1만3800원(15%) 인상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좋은 실적을 거둔 건설사들은 지난해 등 이전에 추진했던 주택 사업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초기 공사가 끝난 곳의 경우 시멘트 가격 상승 여파가 당장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좋지 않아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경쟁이 치열할 것 같지는 않다”며 “주택 사업에서 미분양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불황 속 건설사들의 신용 등급이 전체적으로 유지된 점도 눈에 띈다. 나이스 신용평가 조회 결과 GS건설, DL이앤씨 등의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지난 2021년 말 대비 유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록하면서 신용등급 유지 및 상향기조가 2021년 하반기에 이어 지속됐다”며 “다만 건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이전 대비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 경기가 이전대비 저하돼 하반기 신용등급 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설사들의 신규 주택현장 분양실적이 저조한 수준을 기록한다면 단기간 내 이익규모가 축소되지는 않으나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익지표와 현금흐름 지표간의 차이가 클 경우 단기간 내 해소 가능 여부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이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