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자동차가 낮은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 자동차들이 글로벌 메이커와 손잡고 합작회사 형태로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차는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총 5112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2269대)보다 판매량이 125.3% 급증했다. 독일(-2.9%)이나 미국(-22.6%), 일본(-25.8%) 등 주요 국가들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화물차, 버스 등 상용차의 판매가 ‘폭풍 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11대에 그쳤던 전기화물차가 916대나 팔렸고, 전기버스도 같은 기간 148대에서 436대로 급성장했다. 413대에 불과했던 전체 판매 규모가 1703대로 3배 이상 많아졌다. 중국산 전기 상용차의 약진은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게다가 다양한 모델, 차별 없는 보조금 등도 영향을 끼쳤았다.
올해 상반기 전기버스 출시 모델 수를 보면 국산은 9종이었고, 수입산은 20종이었다. 전기 화물차는 국산 점유율이 95.2%였다. 하지만 국산보다 1000만원 정도 저렴한 중국산 소형 화물차는 올해 상반기 915대가 팔려 지난해 상반기(11대)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승용차의 경우 중국 지리차 산하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폴스타를 비롯해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생산 모델인 IX3(BMW), S90(볼보)의 수입도 늘어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9% 늘어난 3400대를 기록했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 자동차들이 글로벌 메이커와 손잡고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회사인 지리자동차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근 지리차는 스웨덴 볼보와 합작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도 국내에 론칭했다.
지난해 중국의 완성차 수출 대수는 201만 5000대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성장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40만대에서 189만대로 20% 넘게 줄었다. 중국은 일본(382만대)과 독일(23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특히 전기버스에 대한 금융 및 세제 혜택은 원산지 상관없이 제공되는 만큼 국산 전기버스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만기 KAMA 회장은 “무차별 보조금 제공 등으로 전기버스 등 상용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 중국산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면서 “수입산과 국산의 무차별 원칙은 지켜 가되 중국 등 자국 내에서 차별 대우를 하는 일부 국가의 경우엔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