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양 하청노조 파업 한달, 무슨 변화 있었나

대조양 하청노조 파업 한달, 무슨 변화 있었나

기사승인 2022-08-22 06:00:06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조합원들이 임금 인상 등 처우를 개선해달라며 파업을 벌이다 사측과 합의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와 ‘대조양 사내협력회사 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장시간 협상을 벌인 끝에 임금 4.5% 인상과 연 3회 상여금 지급 등에 합의했다. 이날 유최안 조선하청지회 부회장이 1㎥ 철제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고 노동자 6명도 1도크 고공 농성을 풀고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생산 라인도 재가동됐다. 대조양은 파업으로 중단된 선박 진수 작업을 협상 타결 다음날 마무리 했다. 진수된 30만 톤급 원유운반선은 후반 작업과 시운전을 거쳐 선주에게 인도된다. 대조양은 협상 3일 뒤인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여름휴가를 보냈다. 그러나 직원 상당수는 밀린 공정을 만회하려고 휴가 기간에도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조양은 각고 노력으로 지난 2일 노르웨이 크누센사에 12만4000톤급 셔틀탱커 1척을 넘겼다. 대조양은 2년 전 크누센사와 올해 8월을 기한으로 3371억 원 규모 셔틀탱커 2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1척은 이달 말 인도될 예정이다.

김형식 대조양 노조홍보부장은 “이젠 아무런 표가 안 난다. 일상을 되찾았다”라며 “생산은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공정이 밀린 건 사실인데 최대한 특근과 잔업을 하고 있지만 100퍼센트 만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뤄진 일정을 맞추고 있지만 올해 초 세운 생산량이나 매출 목표를 볼 때 (공정이 밀린)부분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라며 “최대한 메우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조양이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는 6조6252억 원이다.

수주 성과도 있다. 대조양은 지난 12일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을 3112억 원에 수주했다. 수주 선박은 17만4000㎥급이며 저압 이중연료추진엔진과 재액화설비를 탑재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다. 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6년 상반기 선주에 인도된다. 대조양이 목표한 올해 수주액은 89억 달러(약 11조5900억 원)다. 달성 비율은 75%(약 66억7000만 달러·약 8조6880억 원)다.

얼어붙은 상권도 회복했다. 거제시 전체 공장 145개소 중 60개소(41%)일만큼 조선해양업종이 거제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중 옥포 조선소는 50년 가까이 시(市)를 먹여 살렸다. 옥포 전통시장상인회장은 “이번에 휴가철과 타결시점이 맞물려서 그런지 관광객이 유입하면서 상권이 살아났다”며 “노조가 파업 한다고 해서 상권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식당이 피해를 입은 거 말곤 남은 상권은 평소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하다. 대조양은 하청 노조원을 상대로 수천억 원 대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손배는 국회 손에 달려 있다. 21대 국회엔 파업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발의돼있다.

정부도 해결 의사를 비쳤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합법적인 쟁의 행위는 민형사상 면책이 되므로 노사 모두가 법을 지켜야한다”며 “여야가 ‘노란봉투법’을 입법하면 정부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도록 하고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집행 하겠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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